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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애절함과 짜릿함’ 모던발레 맞대결

등록 2010-07-07 18:49

<올 쉘 비>
<올 쉘 비>
한국 발레의 양대 축으로 손꼽히는 국립발레단(단장·예술감독 최태지)과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이 모던발레(현대발레)를 놓고 한여름 뜨거운 맞대결을 펼친다.

국립발레단은 ‘유럽 극발레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프랑스 안무가 롤랑 프티(86)의 대표작 세편을 모아 ‘롤랑 프티의 밤’을 꾸민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디스 이즈 모던’이라는 이름으로 모던발레의 현재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세 안무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클래식발레(고전발레)의 엄숙함 대신에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 안무가의 개성 넘치는 춤, 세련된 무대와 의상 등 모던발레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두 발레단을 대표하는 남녀 무용수들의 수준 높은 발레 테크닉을 비교·감상할 수 있다.

국립발레단 ‘롤랑 프티의 밤’
‘카르멘’ 등 세 작품 국내 초연

■ 롤랑 프티의 밤(7월15~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현재 프랑스 국립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공연되고 있는 롤랑 프티의 대표작 세 편을 한국 초연한다. 국립 파리 오페라 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롤랑 프티는 20살부터 안무가로 나서서 루돌프 누레예프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마고 폰테인, 마야 플리세츠카야, 도미니크 칼푸니 등 전설적인 무용수들을 위해 작품을 안무한 유럽 발레 100년 역사의 산 증인이다.


 <젊은이와 죽음>
<젊은이와 죽음>
<젊은이와 죽음>은 장 콕토가 쓴 대본을 바탕으로 롤랑 프티가 22살에 안무한 발레로, 1986년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주연한 영화 <백야>의 첫 장면을 강렬하게 장식했던 바로 그 작품. 바흐의 웅장하고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파사칼리아’ 선율을 배경으로 죽음을 부르는 노란 드레스 여인과의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고뇌를 못 이겨 스스로 목을 매는 모습을 충격적으로 그려낸다. 바리시니코프, 누레예프 등 전설적인 발레리노들이 즐겨 췄던 이 작품에 2009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은퇴한 이원철(30)씨가 젊은이 역으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아를르의 여인>은 1974년 롤랑 프티가 알퐁스 도데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화가 반 고흐가 사랑했던 아를르 지방의 아름다운 밀밭 풍경과 조르주 비제의 비장한 음악을 무대로 옮긴 작품. 마을 청년 프레데리가 약혼녀 비베트와 결혼식을 올리는 날 밤 옛 아를르의 여인을 잊지 못해 광기의 춤을 추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프랑스의 전통 의상과 춤으로 보여준다.

<카르멘>은 롤랑 프티가 사랑하는 아내인 발레리나 지지 장메르를 위해 안무했으며, 그 자신도 최고로 손꼽는 작품이다. 순진한 군인 돈 호세와 팜므파달의 여인 카르멘과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 이국 정취가 물씬한 비제의 음악, 롤랑 프티의 육감적인 안무가 잘 결합되어 있다. 1949년 초연 당시 파격적이면서 선정적이었던 의상과 안무, 도발적인 헤어스타일 등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으며,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년간 공연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국내 초연되는 ‘롤랑 프티의 밤’에서 소개된 세 작품은 무엇보다 단순한 고전발레의 테크닉보다도 마치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애절한 사랑 장면을 보듯이 남녀 무용수들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연기에 주목해 달라”고 귀띔했다. (02)580-1300.


유니버설발레단 ‘디스 이즈 모던’
위트·에너지·생기 충만한 무대

■ 디스 이즈 모던(7월16~18일 유니버설아트센터) 유니버설발레단이 국내에 소개한 유럽의 명품 현대발레 가운데 뛰어난 예술성과 인기 높은 대중성을 고루 갖춘 세 가지 작품을 뽑았다. 공연 전 문훈숙 예술감독의 친절한 해설이 곁들어져 흥미를 더한다.

<올 쉘 비>는 확실한 비주얼과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발레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무대에 펼쳐내는 하인츠 슈푀얼리(70) 스위스 취리히 발레단 예술감독의 대표작. 바흐의 ‘지선상의 아리아’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빨간 망사의 윗도리와 스펀 바지를 입은 발레리노들의 힘있는 춤과, 붉은 원피스와 검은 토슈즈, 검은 망사 스타킹을 갖춰 입은 생기 발랄한 발레리나들의 위트 있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인 더 미들 섬왓 엘리베이티드>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상임 안무가 출신인 윌리엄 포사이드(55)가 프랑스 파리오페라를 위해 안무한 발레로 두해 전 유니버설발레단이 국내 초연해 큰 인기를 모았다. ‘고양된 뭔가의 한가운데’라는 뜻의 작품 제목에 걸맞게 금속성 강한 음악을 바탕으로 몸에 딱 맞는 짙은 초록색의 레오타드 의상을 입은 남녀 무용수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에너지의 교감을 날카롭고 강렬한 춤으로 보여준다. 네델란드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해온 발레리나 한상이(25)씨가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로 입단해 이 작품으로 귀국 인사를 한다.

<마이너스7>은 이스라엘 국보급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58)이 자신의 대표작을 옴니버스로 이어붙인 작품. 흰 와이셔츠에 검은 슈트와 중절모를 갖춰 입은 남녀 무용수들이 비발디, 쇼팽 등의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부터 인기 팝송 ‘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재치있고 활달하고 유쾌한 춤 무대를 꾸민다. 공연 막바지에 남녀 무용수들이 객석의 관객을 무대로 끌어내어 블루스를 함께 춤추는 돌발적인 댄스파티가 벌어진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올 쉘 비>에서 재치 있고 세련되며 생기발랄한 춤을 선보인다면, <인 더 미들…>에서는 젊음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춤, <마이너스7>에서는 블랙 슈트와 구두, 중절모를 갖춰 입은 남녀 무용수와 관객과 함께 추는 흥겨운 춤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070-7124-173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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