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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울림과스밈] 새로 뜨는 대안적 가수 등용문

등록 2010-07-13 21:52

서정민 기자
서정민 기자
“이번이 몇 수째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여전히 떨려요.” 지난 7일 저녁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헬로루키’ 공개 오디션 무대에 오른 밴드 아침의 보컬은 긴장감을 잔뜩 머금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나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음악에 몰입해 농익은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들은 모두 10팀. 심사를 맡은 기자는 곤혹스러웠다. 거친 록부터 감미로운 발라드까지 저마다 다채로운 색깔을 뽐내는 참가자들 간에 우열을 가린다는 게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선 심사 때부터 그랬다. 이달의 헬로루키에 지원한 팀은 모두 99팀. 인터넷 동영상과 디지털 음원으로 접한 이들에게선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패기, 개성이 모니터와 이어폰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결국 이달의 우승은 아침과 유나이티드93 두 팀에 돌아갔다. 아침은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했다. 유나이티드93은 “오늘 공연을 너무 못해 화가 났는데, 가능성을 보고 뽑아줘서 감사드린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들에겐 교육방송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 출연 기회와 헬로루키 연말 결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헬로루키는 <스페이스 공감>이 2008년부터 열어온 신인 발굴 프로젝트다. 자신의 음악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는 신인 인디 밴드들에는 천국에 오르는 계단과도 같다. 장기하, 국카스텐, 아폴로18 등이 헬로루키가 낳은 스타들이다. 지금도 매달 100팀 가까이가 꾸준히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18~19일에는 씨제이 아지트가 주최하는 신인 지원 프로그램 ‘튠업’ 쇼케이스가 처음 열렸다. 온라인 공모를 통과한 8팀이 무대에 올라 기량을 쏟아냈다. 이날 선정된 모모필드, 루즈미스티는 오는 22일 열리는 두번째 쇼케이스 참가자들과 다시 경선을 벌인다. 1기 튠업 뮤지션으로 최종 선정되는 한 팀엔 선배 음악인인 김창완밴드와 공동작업·합동공연을 할 기회와 함께 기획사 연결, 음반 제작·홍보·마케팅 등 지원이 이뤄진다. 케이티앤지 상상마당의 ‘밴드 인큐베이팅’도 대표적인 신인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3년 동안 신인 밴드 23팀을 발굴했다. 지난달 최종 발표한 3기 밴드 인큐베이팅 6팀에겐 전문 프로듀서의 지도, 음반 제작 지원 등이 이뤄진다.

예전에는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등이 대표적인 가수 등용문이었다. 여기서 입상하면 가수 데뷔는 따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강변가요제는 2001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고, 대학가요제도 예전의 위상을 잃은 지 오래다. 이제는 대형 기획사 오디션이 가수 등용문 구실을 하는 시대다. 하지만 기획사들은 시장에서 먹힐 상품 발굴에만 초점을 맞춘다. 예술혼과 창작욕으로 무장한 신인들은 기획사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통과할 수도 없다. 헬로루키, 튠업, 밴드 인큐베이팅 같은 대안적인 가수 등용문에 주목하는 이유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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