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의 굴레’ 벗은 분단 풍경
이시우씨 개인전 ‘한강 하구’
보안법 위반 혐의 받았던 ‘지뢰’ 사진 등
평화·통일 운동 10년 결과물 한자리에 한국전쟁 60돌을 맞아 대형 사진전시가 여럿 열리고 있다. 분단이 만들어낸 상처는 종전 57년째인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서 분단을 주제로 작업하는 사람은 손꼽을 필요도 없이 드물다. 이 거대한 주제를 잡고 고군분투해온 사진가 겸 평화운동가인 이시우(43)씨가 모처럼 개인전을 연다. 이씨는 일반인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에서 찍었던 철조망, 녹슨 지뢰 등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이 문제가 돼 2007년 국가보안법 위반(이적행위 등)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 28가지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 무죄판결에 이어 지난해 초 열린 항소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씨의 이번 개인전 ‘한강하구’는 10년 넘게 작업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그동안 대인지뢰반대운동과 한강하구 배 띄우기 행사 등을 통해 정전체제의 문제점과 평화체제로의 당위성을 사진과 저술, 강연회를 통해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평화와 통일을 말과 머리를 넘어서 몸으로 실천하는 이씨의 이번 사진들은 분단이라는 주제의 무게와 어울리지 않게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그래서 편하게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사진을 조금이라도 바라보고 있으면 호락호락 눈을 뗄 수가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시우와 더불어 분단을 테마로 작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진가 중 한명인 노순택은 “공안당국이 이적표현물로 문제 삼았던 이씨의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대단한 퀴즈’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봐야 그 사진들이 적을 이롭게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이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의 굴레를 뒤집어씌웠던 사진들도 걸린다. 과연 어떤 것이 문제가 되었는지 찾아보길 권한다. 정말 어려운 퀴즈다. 29일까지 서울 홍대 앞 ‘공간 415’에서 열린다. www.gonggan415.com, (02) 325-0415.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평화·통일 운동 10년 결과물 한자리에 한국전쟁 60돌을 맞아 대형 사진전시가 여럿 열리고 있다. 분단이 만들어낸 상처는 종전 57년째인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서 분단을 주제로 작업하는 사람은 손꼽을 필요도 없이 드물다. 이 거대한 주제를 잡고 고군분투해온 사진가 겸 평화운동가인 이시우(43)씨가 모처럼 개인전을 연다. 이씨는 일반인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에서 찍었던 철조망, 녹슨 지뢰 등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이 문제가 돼 2007년 국가보안법 위반(이적행위 등)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 28가지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 무죄판결에 이어 지난해 초 열린 항소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씨의 이번 개인전 ‘한강하구’는 10년 넘게 작업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그동안 대인지뢰반대운동과 한강하구 배 띄우기 행사 등을 통해 정전체제의 문제점과 평화체제로의 당위성을 사진과 저술, 강연회를 통해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평화와 통일을 말과 머리를 넘어서 몸으로 실천하는 이씨의 이번 사진들은 분단이라는 주제의 무게와 어울리지 않게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그래서 편하게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사진을 조금이라도 바라보고 있으면 호락호락 눈을 뗄 수가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시우와 더불어 분단을 테마로 작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진가 중 한명인 노순택은 “공안당국이 이적표현물로 문제 삼았던 이씨의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대단한 퀴즈’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봐야 그 사진들이 적을 이롭게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이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의 굴레를 뒤집어씌웠던 사진들도 걸린다. 과연 어떤 것이 문제가 되었는지 찾아보길 권한다. 정말 어려운 퀴즈다. 29일까지 서울 홍대 앞 ‘공간 415’에서 열린다. www.gonggan415.com, (02) 325-0415.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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