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수(54) 아시아 1인극협회 한국본부장
거창 ‘아시아 1인극제’ 이끈 한대수 한국본부장
한국은 ‘1인극’ 중심국가
올해 6개국 29개팀 참가
“전통문화 폄훼 큰 걱정” 우리 나라가 배우 혼자 무대에 올라 연극을 펼치는 ‘1인극’의 중심국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몸짓·대사·소리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서 굿·판소리·줄타기 등을 ‘1인극’의 틀 안에서 이해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우리 나라 1인극의 중심에는 한대수(54·사진) 아시아 1인극협회 한국본부장이 있다. 그는 스승인 심우성 아시아 1인극협회장에 이어 2007년부터 경남 거창군에서 ‘아시아 1인극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 1일 폐막한 ‘제21회 아시아 1인극제’에는 국외 5개 나라 10개팀과 국내 19개팀이 참가했다. 관람객은 2100여명. 대부분 1인극의 매력에 푹 빠져 불편함과 무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마니아’들이었다. ‘아시아 1인극제’는 서양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동양의 다양한 전통 1인극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심우성 회장을 발의로 한국·일본·인도·타이완·말레이시아의 연극인들에 의해 1988년 시작됐다. 애초에는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열었으나, 언제부턴가 한국이 개최국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외국 연극인들이 참가하지 못해 사실상 국내 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올해는 다시 예전 규모로 확대됐으나, 지역축제 통폐합 분위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이 대폭 줄었고 개최 시기마저 인지도가 높은 거창국제연극제와 겹쳐 아쉬움이 많았다. “다양한 문화를 접목시킨다면서, 정작 우리 전통 문화를 폄훼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1인극 가운데 진혼굿 등 굿을 주로 공연하는 연극인인 한 본부장은 “현재의 기복신앙으로 변질되기 이전에 우리의 전통 굿은 공동체의 염원을 해결해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공연이었다”며 “서양인들은 새로운 문화 창조의 돌파구를 동양에서 찾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우리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통 1인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1인극의 ‘보호’가 아닌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인극 대부분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지만, 이래서는 명맥만 유지할뿐 활성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 제도교육 안에서 학생 누구나 전통 1인극 하나쯤은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공부하는 연극제’로 특화시킬 포부를 갖고 있는 한 본부장은 ‘거창 사과’의 명성도 살릴 겸 내년부터는 사과 수확철인 가을에 연극제를 열고, 기간도 일주일 정도로 늘여 공연과 워크숍을 함께 할 예정이다. 거창/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아시아1인극협회 한국본부 제공
올해 6개국 29개팀 참가
“전통문화 폄훼 큰 걱정” 우리 나라가 배우 혼자 무대에 올라 연극을 펼치는 ‘1인극’의 중심국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몸짓·대사·소리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서 굿·판소리·줄타기 등을 ‘1인극’의 틀 안에서 이해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우리 나라 1인극의 중심에는 한대수(54·사진) 아시아 1인극협회 한국본부장이 있다. 그는 스승인 심우성 아시아 1인극협회장에 이어 2007년부터 경남 거창군에서 ‘아시아 1인극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 1일 폐막한 ‘제21회 아시아 1인극제’에는 국외 5개 나라 10개팀과 국내 19개팀이 참가했다. 관람객은 2100여명. 대부분 1인극의 매력에 푹 빠져 불편함과 무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마니아’들이었다. ‘아시아 1인극제’는 서양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동양의 다양한 전통 1인극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심우성 회장을 발의로 한국·일본·인도·타이완·말레이시아의 연극인들에 의해 1988년 시작됐다. 애초에는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열었으나, 언제부턴가 한국이 개최국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외국 연극인들이 참가하지 못해 사실상 국내 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올해는 다시 예전 규모로 확대됐으나, 지역축제 통폐합 분위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이 대폭 줄었고 개최 시기마저 인지도가 높은 거창국제연극제와 겹쳐 아쉬움이 많았다. “다양한 문화를 접목시킨다면서, 정작 우리 전통 문화를 폄훼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1인극 가운데 진혼굿 등 굿을 주로 공연하는 연극인인 한 본부장은 “현재의 기복신앙으로 변질되기 이전에 우리의 전통 굿은 공동체의 염원을 해결해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공연이었다”며 “서양인들은 새로운 문화 창조의 돌파구를 동양에서 찾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우리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통 1인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1인극의 ‘보호’가 아닌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인극 대부분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지만, 이래서는 명맥만 유지할뿐 활성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 제도교육 안에서 학생 누구나 전통 1인극 하나쯤은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공부하는 연극제’로 특화시킬 포부를 갖고 있는 한 본부장은 ‘거창 사과’의 명성도 살릴 겸 내년부터는 사과 수확철인 가을에 연극제를 열고, 기간도 일주일 정도로 늘여 공연과 워크숍을 함께 할 예정이다. 거창/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아시아1인극협회 한국본부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