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집 ‘허리케인 비너스’를 발표한 보아.
음반 ‘허리케인 비너스’ 국내 발표
자작곡 등 ‘20대 여성 공감’ 노래
소망? “찐한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자작곡 등 ‘20대 여성 공감’ 노래
소망? “찐한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보아의 금빛 머리칼이 찰랑거렸다. 누군가가 “머리 색깔이 너무 예뻐요”라고 말을 건네자 보아는 “쑥스러워요. 이 나이에…”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 나이에?’ 고개를 갸웃하며 웃는 기자에게 보아는 “(우리 나이로) 스물다섯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언제까지고 당찬 10대 소녀일 것만 같았던 보아가 달리 보이는 순간이다.
보아가 6집 음반 <허리케인 비너스>를 발표했다. 2005년 5집 <걸스 온 탑> 이후 5년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것이다. 그동안은 일본과 미국 활동에 전념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부담이 커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별로 부담되지 않아요. 일본과 미국에서 늘 해오던 대로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주변에서 ‘잘 해야 한다’고 부담을 팍팍 주잖아요(웃음).”
보아는 최근 2년간 미국에서 활동했지만, 일본에서만큼 커다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보아는 이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진 못하겠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됐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춤과 노래 실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새 음반에는 지글거리는 전자음이 감각적인 타이틀곡 ‘허리케인 비너스’ 등 11곡이 실렸다. 일렉트로닉 댄스, 미디엄 템포 팝, 발라드 등이 두루 담겼다. 자작곡도 2곡 넣었다. “20대 들어 내는 앨범이라 아무래도 20대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 위주로 담았어요. 발라드도 많고요. 클럽에서, 차 안에서, 혹은 남자친구가 속썩일 때 듣고 싶어지는 그런 노래들 말이에요.”
선후배 동료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김동률, 지누, 넬의 김종완,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등이 이름을 올렸다. 보아의 친오빠인 클래식 피아니스트 권순훤이 참여한 곡도 있다. “김동률·김종완 오빠의 발라드를 너무 좋아해서 곡을 부탁했죠. 지누 오빠가 만든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도 좋아하고요. 김동률 오빠가 만들어준 ‘옆 사람’을 녹음할 땐 오빠가 상당히 깐깐하더라고요. 근데 너무 포근한 목소리로 깐깐하니까…(웃음).”
최근 보아는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기도 했다. <스텝업> 등 댄스 영화 각본을 맡았던 듀안 에들러가 시나리오와 감독까지 맡은 영화로, 내년 초 촬영에 들어간다. “원래 본업인 가수만 하기도 벅차서 연기 생각은 없었는데, 댄스 영화라기에 기꺼이 응했어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춤을 한편의 작품으로 남길 수 있게 된다니 참 설레는 일이죠.”
보아는 올해로 데뷔 10돌을 맞았다. 중2 나이에 학교도 그만두고 이 길로 들어선 보아에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10년 동안 이렇게 살다보니 이젠 이게 기준이고 평범한 삶인 것처럼 느껴져요. 외로운 얘기이긴 한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연애하는지 잘 모르니까요. 솔직히 늘 새로운 도전이 눈앞에 있어서 평범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느껴볼 시간도 없었죠.”
그러고 보니 보아는 10년 내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만 13살 데뷔부터가 그렇고, 일본 진출, 미국 진출, 5년만의 국내 복귀, 할리우드 진출 등 어느 하나 도전 아닌 게 없다. 그런 보아가 이제는 도전이 아닌 소망 하나를 말한다. “찐한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6집 ‘허리케인 비너스’를 발표한 보아.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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