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위크앤티’ 페스티벌
[리뷰] ‘서머 위크앤티’ 페스티벌 관전기
카니예 웨스트·루페 피아스코…
세계 최고 스타들 눈부신 향연 7월의 끝과 8월의 시작 사이. ‘여름 축제 시즌’이다. 그러나 인천 펜타포트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충분히 즐겼음에도 갈증은 남아 있었다. ‘힙합 키드’에게 ‘록 키드’의 축제는 즐거웠지만 엄밀히 말해 사랑스럽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난 6~7일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린 ‘서머 위크앤티’ 페스티벌을 더욱 간절히 기다렸는지 모른다. 힙합이 주가 된, 무엇보다 양일 헤드라이너(간판급 출연진)가 모두 정상급 힙합 뮤지션인 축제이기 때문이다. 6일 정오께 도착한 낙산해수욕장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백사장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무대는 처음에는 조금 생뚱맞아 보였으나 철저한 출입 통제로 독립된 공간임을 실감케 했다. 투 도어 시네마 클럽, 캘빈 해리스 등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의 공연이 끝나고 밤 10시를 조금 넘어 드디어 카니예 웨스트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과장 보태지 않고 21세기를 통틀어 몇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힙합 아이콘’인 그는 눈에 잘 띄는 붉은 계열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녹음된 반주 음악(MR)을 트는 일은 없었다. 모든 곡이 밴드 편성에 의한 실제 연주로 진행되었고 새로운 편곡과 리믹스는 친숙한 노래를 새롭게 들리게 했다. 신곡 ‘파워’를 선보이는 등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기며 쉴 새 없이 에너지를 쏟아낸 그의 모습은 역시 ‘지금, 가장 정상에 서 있는 힙합 스타’다웠다. 둘째 날의 관심은 재범에게 모아졌다. 투피엠(2PM) 탈퇴 이후 공식 복귀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준비가 덜 된 모습이었다. 단순히 10여분에 그친 짧은 공연 시간의 문제는 아니었다. 혼자서 노래와 랩을 충분히 소화하기엔 좀더 연습이 필요해 보였다. 부부가 함께 입을 맞춘 드렁큰 타이거와 윤미래의 후끈한 무대가 이어진 뒤 이날의 헤드라이너 루페 피아스코가 등장했다. 카니예 웨스트와 같은 시카고 출신이자 지적인 래퍼의 계보를 잇는 젊은 힙합 스타로 평가받는 그는, 다소 정적인 기존 이미지와는 달리 이보다 역동적일 수 없는 무대를 선보이며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되었다. 힙합과 록, 일렉트로닉을 넘나드는 음악과 선동적인 퍼포먼스, 관객의 머리 위로 마구 뿌려대는 소방 호스의 물세례로 축제가 정점에 오른 순간이었다. 힙합이 삶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이나 전쟁 반대를 논했던 그의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서울을 향하는 버스 안. 내 머리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정기적인 힙합 축제가 생겨야 한다는 것. 카니예 웨스트와 루페 피아스코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그 누가 힙합을 ‘의심’할 수 있을까? ‘힙합 펜타포트’, ‘지산 힙합 페스티벌’이 생긴다면 가장 뜨거운 축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김봉현 대중음악평론가, 사진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세계 최고 스타들 눈부신 향연 7월의 끝과 8월의 시작 사이. ‘여름 축제 시즌’이다. 그러나 인천 펜타포트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충분히 즐겼음에도 갈증은 남아 있었다. ‘힙합 키드’에게 ‘록 키드’의 축제는 즐거웠지만 엄밀히 말해 사랑스럽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난 6~7일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린 ‘서머 위크앤티’ 페스티벌을 더욱 간절히 기다렸는지 모른다. 힙합이 주가 된, 무엇보다 양일 헤드라이너(간판급 출연진)가 모두 정상급 힙합 뮤지션인 축제이기 때문이다. 6일 정오께 도착한 낙산해수욕장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백사장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무대는 처음에는 조금 생뚱맞아 보였으나 철저한 출입 통제로 독립된 공간임을 실감케 했다. 투 도어 시네마 클럽, 캘빈 해리스 등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의 공연이 끝나고 밤 10시를 조금 넘어 드디어 카니예 웨스트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과장 보태지 않고 21세기를 통틀어 몇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힙합 아이콘’인 그는 눈에 잘 띄는 붉은 계열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녹음된 반주 음악(MR)을 트는 일은 없었다. 모든 곡이 밴드 편성에 의한 실제 연주로 진행되었고 새로운 편곡과 리믹스는 친숙한 노래를 새롭게 들리게 했다. 신곡 ‘파워’를 선보이는 등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기며 쉴 새 없이 에너지를 쏟아낸 그의 모습은 역시 ‘지금, 가장 정상에 서 있는 힙합 스타’다웠다. 둘째 날의 관심은 재범에게 모아졌다. 투피엠(2PM) 탈퇴 이후 공식 복귀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준비가 덜 된 모습이었다. 단순히 10여분에 그친 짧은 공연 시간의 문제는 아니었다. 혼자서 노래와 랩을 충분히 소화하기엔 좀더 연습이 필요해 보였다. 부부가 함께 입을 맞춘 드렁큰 타이거와 윤미래의 후끈한 무대가 이어진 뒤 이날의 헤드라이너 루페 피아스코가 등장했다. 카니예 웨스트와 같은 시카고 출신이자 지적인 래퍼의 계보를 잇는 젊은 힙합 스타로 평가받는 그는, 다소 정적인 기존 이미지와는 달리 이보다 역동적일 수 없는 무대를 선보이며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되었다. 힙합과 록, 일렉트로닉을 넘나드는 음악과 선동적인 퍼포먼스, 관객의 머리 위로 마구 뿌려대는 소방 호스의 물세례로 축제가 정점에 오른 순간이었다. 힙합이 삶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이나 전쟁 반대를 논했던 그의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서울을 향하는 버스 안. 내 머리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정기적인 힙합 축제가 생겨야 한다는 것. 카니예 웨스트와 루페 피아스코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그 누가 힙합을 ‘의심’할 수 있을까? ‘힙합 펜타포트’, ‘지산 힙합 페스티벌’이 생긴다면 가장 뜨거운 축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김봉현 대중음악평론가, 사진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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