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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프리카의 파바로티’가 남긴 희망

등록 2010-08-10 20:01

 테너 시피보 은체베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테너 시피보 은체베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테너 시피보 은체베 유작앨범
축가 예정 남아공 월드컵 직전 사망
만델라 함께한 ‘호프’…아리아 수록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흑인 테너의 음반이 국내외 오페라 팬들 사이에 잔잔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식에서 축가를 부를 예정이었다가 36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테너 시피보 은체베(사진 왼쪽)의 데뷔 앨범이자 유작 앨범인 <시피보 호프>(소니 뮤직)가 최근 한국과 영국에서 동시 발매됐다. 남아공의 국민가수로 ‘검은 파바로티’라고 불렸던 시피보는 월드컵 개막을 3주 앞둔 5월 고향 포트엘리자베스의 한 병원에서 급성 뇌척수막염으로 숨졌다. 1974년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시피보는 5살 때부터 교회에서 노래하기 시작해 케이프타운대학과 영국 왕립음악대학에서 공부했다. 2005년 영국 왕립음악원 재학 시절 그가 가장 존경했던 넬슨 만델라(오른쪽) 전 남아공 대통령 앞에서 노래한 것을 계기로 올해 월드컵 개막식 축가 가수로 지명됐다. 2006년에는 남아공월드컵 개최를 기념해 독일 베를린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월드컵 개막식에서 ‘호프’(희망)라는 곡을 부를 예정이었다. 이 곡은 올해 91살인 만델라가 작사에 직접 참여해 “우린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라는 생생한 육성을 담았다. 그러나 이 노래가 들어간 음반이 나오기도 전 그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가 숨진 뒤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의 제안으로 아프리카 대륙과 54개 영연방의 음악가를 돕기 위한 ‘우분투-시피보 은체베 음악기금’이 설립됐다.

유작 앨범에는 ‘호프’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그의 우상이었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즐겨 불렀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남아공 국가 ‘신이여, 아프리카를 축복하소서’, ‘아베 마리아’,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의 아리아 ‘그대, 오 사랑하는 이여’, 뮤지컬 <회전목마> 중의 ‘유 윌 네버 워크 얼론’ 등 12곡이 수록됐다.

만델라는 “그의 놀라운 노래와 음악을 전세계인들과 함께할 기회를 갖지 못하여 무척 슬프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감동적으로 녹음을 마쳤다는 사실을 감사하게 여긴다”고 그를 추모했다.

시피보는 생전 “내게 ‘희망’이란 내 삶의 긍정적인 주춧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을 믿고 있든지 희망과 연대의식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 그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부드러운 리릭 테너의 목소리와 노랫말로 이 세상에 희망과 사랑을 유산으로 남겼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소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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