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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적 “일상에 어른거리는 사랑의 아픔 노래했어요”

등록 2010-09-29 17:46수정 2010-09-29 19:43

가수 이적
가수 이적
4집 앨범으로 돌아온 이적
이적(사진)의 노래 ‘다행이다’(2007).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노래로 사랑 고백을 했던가? 이적 자신 또한 그해 겨울 결혼했다. 3년이 흘러 그가 또다시 사랑 노래로 돌아왔다. 30일 발매된 4집 앨범은 제목이 아예 <사랑>이다.

수록된 10곡 모두 사랑에 관한 노래다. 그런데 뜻밖이다. 사랑의 어두운 단면을 담은 노래가 무려 8곡이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내와는 잘 지내고 있고요.(웃음) 그냥 곡을 만들다 보니 우울하고 쓸쓸한 쪽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여기에 이런저런 노랫말을 붙여봐도 자꾸 동동 뜨기만 하고. 그러다 이별 얘기, 지나간 사랑을 되돌아보는 노랫말을 붙이니 어울리더군요. 그렇게 하나둘씩 노랫말을 붙이다가 아예 모든 곡을 사랑 노래로 채우자 하게 된 거죠.”

흔하디흔한 사랑과 이별 노래도 그는 다르게 한다. 손가락에 깊이 새겨진 반지 자국을 보며 옛사랑을 떠올리고, 빨래를 하며 아픔을 잊으려 하고, 추억과 뒤엉킨 두통에 괴로워하고, 깊이 파인 보조개와 가지런한 가르마를 그리워하고, “가지 말아요”라는 말을 끝내 전하지 못한 걸 후회한다.

“누군가에게 얘기하듯 평이한 말투로 노랫말을 썼어요. 굳이 기발한 상황을 내밀지 않고 일상의 평범한 상황만으로도 가사가 되는 걸 해보고 싶었거든요. 이젠 그게 좀 되더라고요.”

음악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지난 3집 <나무로 만든 노래>가 최소한의 악기로 차린 소박한 무공해 밥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감칠맛 나는 양념을 적재적소에 딱 알맞을 만큼만 넣고 버무린 맛깔난 밥상이다. 기타와 피아노에다 스트링, 브라스, 퍼커션, 프로그래밍 등을 넘치지 않게 보탰다. 멜로디 또한 대중에게 좀더 다가간 듯한 느낌이다.

“3집은 저에게 있어 ‘챕터2’의 시작과도 같아요. 그전에는 이것저것 해보는 치기와 도전의 시절이었는데, 3집에서 본격적으로 내게 맞는 음악을 파고들었거든요. 그걸 더 심화한 게 이번 앨범이고요. 다만 3집에 깃든 무거운 자의식을 덜어내고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쪽에 좀더 집중했죠.”

이적의 ‘챕터2’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데뷔한 지 어느덧 15년이 됐어요. 앞으로 15년이 더 지나도 계속 음반 내고 공연할 수 있다면야 좋겠죠. 지난 4월 딸아이를 얻었는데, 15년 뒤 사춘기 소녀가 된 아이가 ‘아빠 음악 괜찮은 것 같아’라고 할 정도는 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마흔이 되면 뮤지컬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뮤지컬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붙여 소극장에 올려보고 싶어요. 10년 전부터 이런 생각을 했는데, 점점 그 시기가 다가오네요. 쉰살이 되면 대학로 여기저기서 내 작품 3개 정도가 롱런하고 있다면 좋겠어요.”

짬이 나면 소설을 또 써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가 2005년 발간한 단편소설집 <지문사냥꾼>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야기 풀어내기를 좋아하는 그는 얼마 전 트위터에 140자 이내의 짧은 픽션 70편(jucklee.tumblr.com)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살을 붙여 책을 내볼까도 생각중이다.

“우선은 한동안 못 했던 공연을 하고 싶어요. 11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돌고요, 내년 1월부터는 소극장 공연을 1년 내내 할 계획이에요. 페스티벌도 나가고요. 저는 공연이 제일 재밌거든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뮤직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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