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이스라엘 등 5개국 작품 선봬
동시대적 고민·실험성 돋보여
동시대적 고민·실험성 돋보여
국내 연극동네에 제3세계 연극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중심인 연극판에서 비주류였던 중동과 동유럽, 남미권 작품들이 대거 한국을 찾아오고 있다. 올가을 대형 공연축제들이 부쩍 늘어난 덕분이자, 구미 연극에 물린 관객들의 새로운 욕구도 한몫을 한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중동·인도권 작품들. 이스라엘 극단 말렌키시어터의 <지하철의 오르페우스>(23~25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는 생소한 중동 연극이다. 지하철 안에서 한 남자가 운명의 여인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를 화려한 영상과 시각 이미지로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인도 라탄 티얌 극단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22~2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사진 위)는 구성이 색다르다. 조각가 루벡의 삶에 대한 욕망을 그린 헨리크 입센의 원작을 인도 동부 마니푸르 지역의 전통과 생활 방식으로 담았다.
동유럽 연극들은 기본기가 충실해 진지한 연극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슬로바키아 챔버시어터 마틴의 <탱고>(21~23일 국립극장)는 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세대 간 갈등을 그린 폴란드 국민작가 므로제크의 부조리극을 오늘의 현실로 옮겼다. 현대인들이 직면한 전통적 가치의 위기, 도덕적 타락 등을 풍자적으로 연출했다.
동유럽 연극의 강국으로 떠오른 리투아니아의 빌뉴스시립극단은 체호프의 <숲 귀신>과 <바냐 아저씨>가 결합한 버전의 <바냐 아저씨>(아래)를 31일~11월1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바냐 아저씨>의 전신으로 알려진 <숲 귀신>은 최근 한국에서 공연된 적이 있지만 두 작품을 하나로 엮어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니콜라이 고골의 단막극 4편을 한꺼번에 묶은 불가리아 스푸마토 실험극장의 <고골의 꿈>(11월1~3일 남산예술센터)도 기대를 모은다.
제3세계 연극들은 연극의 본질이랄 수 있는 현실 비판과 동시대적 고민을 드러낸 주제 의식과 실험성이 돋보인다. 상업성에 치중하면서 고급문화를 지향하는 구미 연극에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김윤철(61)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은 “연극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충실한 제3세계 연극들은 현대인이 처한 부조리와 동시대의 고민을 외면하고 있는 한국 연극에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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