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2〉에서 톱4에 오른 강승윤, 장재인, 허각, 존박(왼쪽부터).
뜨거운 인기 유효기간 짧아…아이돌과 경쟁 만만찮은 일
서인국의 실패, 허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좋은 프로듀서와 결합 차분히 음악역량 키워가야
서인국의 실패, 허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좋은 프로듀서와 결합 차분히 음악역량 키워가야
슈퍼스타K 그 후
케이블·위성채널 엠넷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2>(슈스케2) 출연자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허각, 존 박, 장재인, 강승윤 등의 미션곡 음원은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신데렐라’(장재인·김지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장재인), ‘본능적으로’(강승윤) 등이 특히 뜨겁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과 연예기획사들도 이들에게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가수로 데뷔하기도 전에 이미 기성 가수들의 인기를 넘어선 형국이다. 지난 24일 트위터를 개설한 장재인은 사흘 만에 1만명이 넘는 팬들이 팔로 신청을 하는 팬덤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가 가수로서의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사실 지난해 슈스케 첫 시즌 출연자들의 현재 모습만 봐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우승자 서인국은 초반의 인기몰이와 엠넷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가수로 데뷔했지만, 이후 눈에 띄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서인국과 우승을 다퉜던 조문근은 지난 22일 슈스케2 결승전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타이거제이케이(JK)가 소속된 정글엔터테인먼트에 발탁돼 1년 동안 갈고닦은 뒤 나온 것치고는 그다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바비킴 소속사인 오스카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고 데뷔한 길학미, 걸그룹 쥬얼리 새 멤버로 합류한 박세미 등도 아직 이렇다 할 빛을 보지는 못했다.
왜 그런 걸까?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는 “프로그램이 끝나는 순간 어항에서 바다로 나오는 셈인데 아무리 실력이 좋다 해도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을 준비하고 나온 아이돌과 경쟁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자본과 규모를 갖춘 기획사들이 주도하는 현재의 가요시장 구조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방송을 보며 응원하던 팬들도 데뷔 이후에는 관망하는 태도로 돌아서는 경향과 케이블채널이 만든 스타에 대한 지상파 방송의 보이지 않는 견제도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적 역량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는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은 생각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고, 그들만큼 기능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은 너무나 많다”며 “이번에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장재인의 경우도, 냉정하게 말해 그보다 더 뛰어나고 보여준 게 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이 홍대 클럽에 상당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슈스케 출신 가수들의 성공에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그래도 가장 가능성 높은 이를 꼽으라면 국내 가요계에선 보기 드물게 매력적인 중저음대를 가진 존 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슈스케2 출연자들은 어떻게 해야 가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슈스케 첫 시즌부터 줄곧 심사위원을 맡아온 가수 윤종신은 “이번 출연자들 실력이 지난 시즌 때보다 레벨업 된 건 확실하다”고 전제한 뒤, “가수로 성공하려면 노력에다 운도 따라야 하는데, 다들 노력은 충분히 하고 있다”며 “다만 어떤 소속사, 어떤 프로듀서를 만나 가수로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이끌어줄 소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역량을 쌓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다른 사람보다 좋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음악적 역량은 아직 연마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음악을 제대로 하는 선배 음악인들을 만나 조언과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장재인은 한영애, 강승윤은 윤도현을 만나는 식이다. 그는 이어 “성급하게 기획사에 들어가 일정에 쫓겨 앨범을 내기보다 차분하게 준비해서 나온다면 뮤지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출연자들이 진짜 뮤지션으로 성장해나가야 슈스케도 한국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엠넷, 각 소속사 제공 ■〈슈퍼스타K 2〉 우승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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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근
서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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