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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유재하 기일 맞춰 데뷔한 지 20년 됐어요”

등록 2010-11-01 20:09

기념 음반 발표한 신승훈
싸이·정엽·이루마 등 참여
1990년 11월1일을 데뷔 날짜로 정한 건 순전히 그날이 고 유재하의 기일이기 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 뒤로 꼬박 20년이 흘렀다. 2010년 11월1일 신승훈은 데뷔 20돌 기념음반을 발표했다.

“유재하 선배님 앨범을 보면 ‘작사·작곡·노래 유재하’ 이렇게 돼 있는데, 그게 참 멋있어 보였어요. 그분과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지만 제 멘토로 삼았죠. 그래서 그분 기일에 맞춰 데뷔해야 한다고 우긴 거고요.”

대전 라이브카페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던 무명가수 신승훈은 1집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가요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다른 가수의 노래만 하는 게 지겨워 하나둘 만들어본 곡들이 마침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2집 <보이지 않는 사랑>은 그를 확고한 발라드의 황제로 만들었다.

“20주년 앨범을 위해 ‘보이지 않는 사랑’을 다시 불렀는데, 녹음실에서 누가 ‘이거 몇살 때 만들었냐’고 물었어요. ‘스물다섯살’이랬더니 ‘어떻게 그 나이에 이런 가사를 썼냐’고 하더라고요. 사실 발표 이후 19년 동안 가사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그냥 숨쉬듯이 불러왔는데, 그제서야 가사를 뜯어보니 서른다섯살은 돼야 쓸 법한 내용이더라고요. 그땐 참 뭣도 모르고 쓴 거죠.”

신승훈은 이번 앨범에서 그동안의 히트곡 10곡을 다시 불렀다. “다시 녹음하려 하니 새로운 것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만 해도 당시 제딴엔 호소력 있게 부른다고 한 건데, 지금 들어보니 관조적으로 불렀더라고요. 근데 그 느낌이 참 좋아요. 어떤 곡은 그렇게 안 불렀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90년대 초중반의 저를 들여다본 셈인데, 참 용감하고 치기 어리고 세상 다 아는 것처럼 가사를 썼던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그때가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선 싸이, 정엽, 투에이엠, 다비치 등 후배 가수들이 그의 히트곡 7곡을 부르기도 했다. 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는 ‘가잖아’를 연주했다.

“제 노래 중 다른 사람이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곡들을 후배들에게 부탁했어요. 색다른 느낌이 나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슈프림 팀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힙합으로 바꿨고, 클래지콰이는 ‘엄마야’를 일렉트로닉으로 바꿨죠. 여자 목소리로 듣는 ‘두번 헤어지는 일’에선 희열을 느꼈어요. 늘 혼자만 작업해왔는데, 이번 공동 작업으로 많은 걸 느꼈죠.”

신곡으로는 차분한 발라드 ‘유 아 소 뷰티풀’ 한 곡만 넣었다. 이루마가 피아노 반주를 해준 소박한 편성의 곡으로, 지난 20년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느낌으로 불렀다고 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느낀 게 많아 앞으로 음악적인 면뿐 아니라 마인드 자체에도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 같다”고 했다.

“20년이라 해도 사실 별 느낌은 없어요. 일본 활동이니 전국 투어니 너무 바쁘거든요. 내년 3월엔 미국 공연도 할 거고요.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거죠. 그런데 이젠 뮤지션 신승훈이 아닌 인간 신승훈도 좀 배려하고 싶어졌긴 해요. 결혼을 하고 싶단 얘기죠. 그러려면 우선 아침형 인간이 돼야 누굴 만날 기회가 생길 텐데…(웃음).”

신승훈은 오는 27~28일 경기도 고양 아람누리극장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서울·부산·대구·광주·제주 등을 도는 ‘더 신승훈 쇼-마이 웨이’를 펼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도로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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