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라에칼리오 교수
심사위원 마티 라에칼리오 교수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1917~1995)을 기리는 ‘2010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2일 2차 본선 진출자 11명을 가리면서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2003년부터 윤이상의 고향 통영에서 열리고 있는 이 콩쿠르는 피아노-바이올린-첼로의 순으로 해마다 돌아가며 젊은 연주자를 발굴해왔다. 올해는 피아노 부문에 20개국 91명이 참가해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그동안 참가해온 심사위원들의 명성이나 입상자들의 성공적인 음악 성과를 보면 윤이상 콩쿠르가 짧은 연륜에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세계적 피아노 교육자인 마티 라에칼리오(56·사진) 교수의 말이다. 라에칼리오 교수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줄리아드음악원과 독일의 하노버음악원 교수를 겸하면서 수많은 피아니스트를 양성해왔다.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씨와 정재원씨의 하노버음악원 스승이다. 그리고 빈 베토벤 콩쿠르와 루빈스타인콩쿠르, 제노바콩쿠르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받아온 콩쿠르의 전문가다. 이런 그가 콩쿠르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기준은 뭘까. “콩쿠르가 끝난 뒤에도 연주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 연주자, 앞으로도 지켜볼 만하다고 생각되는 연주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그의 기준이다. “국제 콩쿠르에서 연주할 정도라면 아무리 젊은 연주자라도 테크닉은 이미 정상의 수준에 올랐다고 보아야 해요. 테크닉을 바탕으로 예술적인 해석을 할 줄 아는 연주자라야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는 “좋은 피아니스트가 되려면 실내악을 꼭 해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피아노 독주 연주를 하면서 자기 음악을 들을 때, 반주 음악을 하면서 자기 음악을 들었을 때, 실내악의 피아노 독주 부분을 하면서 자기 음악을 들었을 때 각각 소리가 다릅니다. 그런 것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반쪽짜리 피아니스트에 불과합니다.”
그는 윤이상이 겪었던 ‘동백림 사건’에 대해 혹시 알고 있느냐고 묻자 “정치적으로 그런 불운한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하고 “그럼에도 윤이상이란 작곡가가 다시 한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은 한국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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