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명인 황병기 헌정음악회
이외수·김기상·안은미씨 등 참여
이외수·김기상·안은미씨 등 참여
“제 음악을 좋아하는 국내외 마니아 음악인들이 저에게 바치는 헌정 연주회입니다. 게다가 연주하는 곡도 그 음악가들이 직접 골랐다고 합디다. 국악계에서 이런 공연이 처음이라고 하니 너무 뿌듯하고 감개무량하죠.”
내년 창작활동 50돌을 맞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74·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사진)씨는 14일 전화인터뷰에서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젊은 국내외 예술가들이 그의 창작활동 반세기를 기려 내달 4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헌정 음악회 ‘2010 황병기의 소리여행-가락 그리고 이야기’를 마련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가야금을 접한 뒤 국립국악원에서 김영윤과 김윤덕에게 가야금 정악과 산조를 배웠고 심상건과 김병호 등에게도 가야금을 배웠다.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뒤에도 가야금에 손을 놓지 못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1962년 서정주의 시를 가사로 만든 노래곡 ‘국화 옆에서’를 발표하면서 가야금 연주자의 길을 걸어왔다.
“제 작품은 주로 전통음악의 선율과 영적인 주제가 많아서 법정스님도 산속에서 즐겨 들었다고 해요. 그렇지만 전통적인 것만 고집하지는 않아요. ‘미궁’ 같이 가야금과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는 전위적인 음악도 있잖아요?”
고정된 음과 리듬의 틀을 벗어나려는 황병기의 폭넓은 음악세계에 대해 영국 쉐필드대 음악학 교수 앤드루 킬릭은 ‘모순을 명상하는 선의 경지’라고 정의했다.
황병기 명인 자신과 이금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기숙희, 박민정, 이수은(가야금)씨 등 제자들을 비롯해 강권순(정가), 이지영(가야금), 한충은(대금), 강상구(피아노), 김웅식(타악), 김정수(장구)씨 등 후배 연주자들이 ‘숲’(1962), ‘미궁’(1975), ‘고향의 달’(1976), ‘산운’(1979), ‘영목’(1979), ‘달하 노피곰’(1996), ‘하마단’(2000) 등 황 명인의 대표작 7곡을 들려준다. 또 국악 앙상블 ‘비빙’과 ‘시나위’, 국악 그룹 ‘다스름’, 록 그룹 ‘어어부 프로젝트’, 일본 기타리스트 가즈히토 야마시타 등도 참여한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무대미술가로, 서예가 김기상씨가 설치미술가로 나서고 한국 무용가 김삼진씨가 이끄는 22인조 무용단과 현대 무용가 안은미씨가 출연해 흥미로운 볼거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02)548-448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서울예술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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