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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울림과 스밈] ‘엠넷 어워드’, 진정한 축제가 되려면…

등록 2010-11-23 09:00

서정민 기자
서정민 기자
케이블·위성채널 엠넷의 음악 시상식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이하 마마)가 오는 28일 마카오에서 열린다. 엠넷은 지난해부터 기존 시상식의 이름을 ‘마마’로 바꾸고 아시아 전체 음악 시장을 아우르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런 바람을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올해는 아예 외국을 개최지로 정했다. 박광원 엠넷 대표는 “아시아의 음악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 향후 5~10년 안에 미국·유럽 중심의 음악 마켓을 뛰어넘는 아시아 단일 시장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걸맞은 분위기도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상을 비경쟁 4개 부문으로 늘렸다. 일본의 퍼퓸·케미스트리, 중국의 장제·아이미는 물론 아시아계로선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힙합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무대도 마련된다. 아시아 각 나라의 관심도 뜨거워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등 13개 나라에 생중계되고, 미국·북유럽 지역에도 위성을 타고 방송된다. 중국 관영방송 시시티브이(CCTV)는 현장 취재에 나선다.

그러나 정작 잔치의 중심에 서야 할 우리 가수들은 상당수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상식 일정이 지상파 음악 방송과 겹치는 탓이 크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한국방송 <뮤직뱅크>(금), 문화방송 <쇼! 음악중심>(토), 에스비에스 <인기가요>(일)에 출연하는 이들은 시상식 참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수들 처지에선 꾸준히 관계를 맺어야 할 지상파 방송 출연을 거절하고 시상식에 참석하기란 여간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다. 엠넷 쪽은 “시상식이 열리는 코타이 아레나가 주말에만 사용이 가능해 일요일 개최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분초를 다투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가수들이 시상식에 참여하려면 최소 2~3일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특정 기획사와의 불편한 관계도 작용한 듯하다. 보아,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유력 후보들이 소속된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는 이번 시상식도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엠은 지난해 시상식 때 공정성 문제 등을 들어 불참했고, 시상 결과 에스엠 소속 가수에게 돌아간 상은 비경쟁 부문인 베스트 아시아 스타상(동방신기)이 유일했다. 상황이 이러니 이번 시상식이 지난해 상을 대거 휩쓴 제이와이피, 와이지 등 일부 대형 기획사와 <슈퍼스타 케이2> 참가자들만의 반쪽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엠넷 쪽은 “참석 여부가 수상자 선정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영화 시상식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참석해 서로 축하해주고 함께 즐기는 영화인들의 잔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반면 가요 시상식은 공정성 시비로 얼룩져 그들만의 잔치에 그친 적이 적지 않다. 이런 폐해 탓에 지상파 방송은 시상식을 아예 없앴다. 결국 열쇠는 상의 공정성과 권위다. 이 둘만 담보되면 어떤 상황에서도 가수들이 기꺼이 참석하고 함께 즐길 것이다. 이제 한국에도 그래미 시상식 같은 권위 있는 잔치가 자리잡길 음악 팬들은 바란다. 이는 어느 하나만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음악판 전체가 함께 만들어나갈 때만이 가능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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