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27일 고양 어울림극장서…다음달엔 소극장 무대
“신중현과 기타가 쌍을 이룬 몸짓이 번쩍이는 백색 조명 아래 정지화면처럼 뚝뚝 끊어지면서 또 이어졌다. 분신과도 같은 펜더 기타는 때론 그의 몸에 착 달라붙었고, 때론 그의 몸을 이탈해 허공에 떠 있었다. 칠순이 넘은 기타리스트의 신들린 듯한 몸사위에 맞춰 기타는 피처럼 붉은 울음을 토해냈다.”
지난 7월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신중현 헌정 기타 기념 공연을 보고 기자가 쓴 후기다. 세계적인 기타 회사 펜더로부터 전세계에서 여섯번째이자 아시아에선 최초로 기타를 헌정받은 걸 기념하기 위해 펼친 무대를 글로만 접하며 아쉬움을 달랬을 이들에게 희소식을 전한다. 신중현 헌정 기타 기념 공연이 오는 27일 저녁 7시 경기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다시 열린다. 당시 공연을 보지 못한 음악 팬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마련한 앙코르 무대다. 이번에도 ‘트리뷰트 투 신중현’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펜더 기타를 연주하며 ‘빗속의 여인’, ‘커피 한잔’(펄시스터스), ‘봄비’(이정화), ‘리듬 속의 그 춤을’(김완선) 등 자신 또는 다른 가수가 부른 히트곡을 들려준다. 두 아들 대철(시나위)·윤철(서울전자음악단)과 함께 3부자가 석 대의 기타로 수놓는 ‘미인’도 다시 한번 울려퍼진다. (02)741-0665.
다음달에는 소극장 장기 공연도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달 10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서울 대학로 가든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팬들과 더욱 가까이서 숨결까지 담긴 생생한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고자 소극장 공연을 마련했다고 한다. 신중현은 이번 소극장 공연에서 1960년대부터 발표한 대표곡을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영상 화면을 배경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기획사는 “고희를 넘긴 신중현 선생이 한달여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는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무엇보다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공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02)764-4444.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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