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피엠(위)·투에니원(아래)
마카오 무대에 아시아 관객 환호
SM은 빠지고 YG·JYP 상 ‘독식’
SM은 빠지고 YG·JYP 상 ‘독식’
그냥 ‘쇼’였다면 좋았을 게다. 멀리 마카오까지 날아와 펼친 무대는 매력적이었다. 아시아 각 나라에서 몰려든 관객들은 우리 가수들이 손만 까딱해도 환호성을 질렀다. 문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한해를 돌아보는 시상식이라는 외피를 입은 데서 생긴다. 전체 결과를 보며 고개를 끄덕일 이들은 해당 팬클럽을 빼면 많지 않을 것 같다. 지난 28일 저녁 마카오 베네티안 리조트 코타이 아레나에서 열린 위성·케이블채널 엠넷의 음악 시상식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이하 마마) 얘기다.
우선 올해의 가수, 올해의 앨범 등 4관왕을 차지한 투에니원(오른쪽 사진)과 올해의 노래, 여자 신인상 등 3관왕에 오른 미쓰 에이가 눈에 띈다. 각각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와이지)와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이하 제이와이피) 소속이다. 남자 그룹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투피엠(왼쪽)은 제이와이피 소속이고, 남자 가수상의 태양,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솔로 부문의 거미, 베스트 디지털 싱글의 박봄은 모두 와이지 소속이다. 경쟁 부문 19개 상 가운데 12개를 두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가져갔다. 시상식에 참여하진 못했으나 수상자로 선정된 투에이엠과 조권을 더하면 14개까지 늘어난다.
반면 엠넷과 불편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소속 가수들 가운데선 보아 단 한명만이 여자 가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적잖은 활약을 펼쳤던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은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에스엠 소속 가수들은 시상식에 전원 불참했다. 남자 신인상의 씨엔블루,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그룹 부문의 투에이엠 등은 지상파 방송 등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공연만 놓고 보자면 빛나는 순간도 많았다. 2차원이 아니라 3차원 뮤지컬 쇼를 연상시킨 투피엠 공연,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이 짝을 이뤄 다음달 15일 발표할 신곡을 먼저 깜짝 공개한 무대는 객석을 탄성의 바다로 만들었다. 아시아계 멤버들로 구성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은 힙합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세련된 무대도 분위기를 달궜다. 거미와 중국 가수 장제가 영화 <첨밀밀>에 삽입돼 널리 알려진 덩리쥔(등려군)의 노래 ‘웨량다이뱌오워더신’(월량대표아적심)을 듀엣으로 부른 대목에선 떠나갈 듯 박수가 터졌다. 아시아 음악시장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취지가 잘 살아난 무대였다. 이는 곧 중국에서 디지털 싱글 발매로 이어질 예정이다. 박광원 엠넷 미디어 대표는 “외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시상식에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일부 가수들의 불참이 더욱 안타깝다”며 “아쉬운 점도 많지만, 한번의 쇼나 시상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시아 음악이 섞이는 장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마카오/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엠넷미디어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