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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키스, 사랑은 가도 사진은 남아

등록 2010-12-02 15:51수정 2010-12-02 20:59

사진전 델 피르의 친구들
사진전 델 피르의 친구들
[사진전 델 피르의 친구들] <1> 로베르 두아노

찍은 지 31년 뒤 전 세계 연인들 마음 뒤흔들어
너도나도 “그게 나”…정작 그들은 9달만에 이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추정할 수밖에 없지만 전 세계의 카페에 가장 많이 걸려있는 사진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사진이다. 두아노는 1950년에 ‘라이프’의 의뢰를 받아 ‘파리의 젊은 연인들’ 시리즈작업을 했다. 이 사진에 등장한 두 사람은 두아노가 어떤 카페에서 눈여겨봐 두었던 실제 연인 사이의 젊은이들이었고 그때도 키스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두아노의 ‘시청 앞의 키스’
두아노의 ‘시청 앞의 키스’

순식간에 수백만 장 팔려 초상권 소동…결국 법정까지

이 사진을 찍은 며칠 뒤 두아노는 사인을 담은 프린트 한 장을 프랑수아즈 보르네(사진 속의 여인)에게 보내줬다. 사진은 라이프지에 실렸고 그리곤 모두들 그 사진을 잊고 있었다.

1981년 한 출판사에서 두아노를 찾아와 ‘시청 앞의 키스’를 포스터로 만들자고 제의했다. 순식간에 전 세계로 수백만 장이 팔려나갔다. 31년 전의 사진 덕에 두아노에겐 ‘큰 성공과 두통’이 동시에 찾아왔다. 사진 속의 연인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때까지 두아노는 이 사진이 연출된 장면이란 말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두아노 딸의 증언이다. “아버지는 사진 속 모델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물었죠. 진실을 말해주면 해결이 된다고. 아버지는 ‘나는 사람들의 꿈을 망치고 싶지 않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진실을 밝히지 않을 수가 없는 날이 왔다. 1993년 초상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두아노는 법정에 서게 되었고 마침내 1950년 당시의 진짜 모델 이름을 댔다. 재판은 즉시 종결되고 말았지만 두아노의 두통은 끝나지 않았다. 포스터 판매가 대성공을 거두자 진짜 모델이었던 프랑수아즈 보르네가 나타난 것이다. ‘시청 앞 키스’는 전 세계 연인들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사진 속의 남자친구와는 9개월밖에 지속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보르네는 이렇게 말했다. “영원한 것은 사진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진은 연출이었지만 키스는 진짜였습니다.”

연출된 진짜 모델 이름 숨긴 이유는 “꿈을 위해” 

2005년 보르네는 55년 전에 두아노에게서 받았던 오리지널 프린트를 155,500유로에 팔았다.

로베르 두아노는 브레송, 호니스 등과 같은 시대에 파리를 향유했던 사진가. 1940년대부터 사진에이전시 ‘라포’에서 수십 년 활동했다. 2차 대전 때는 레지스탕스로 활약했는데 그의 특기를 살려 대원들이 사용할 위조여권을 만들어냈다. 많은 사진가들이 파리를 사랑했고 기록했지만 두아노의 시선은 평범하고 잔잔했다. 항상 사진 속에 위트를 담으려 했으나 억지스럽지 않았다. 로베르 두아노의 파리는 친근하다. ‘시청 앞의 키스’처럼 생동감 있고 낭만적이다.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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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는 12월 17일부터 2011년 2월 2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을 개최합니다.

델피르는 사진계의 거목으로 출판인, 전시기획자, 예술감독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60여 년 활동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델피르와 인연을 맺은 사진가들이 델피르에게 헌정하는 전시입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요세프 쿠우델카, 세바스치앙 살가두, 헬무트 뉴턴, 로버트 프랭크, 로베르 두아노 등 세계 최고의 거장들이 참여합니다.

곽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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