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릴레이 공연을 펼치는 플럭서스 뮤직 소속 음악인들. 아랫줄 왼쪽부터 어반자카파 조현아, 박기영, 이바디 호란. 가운뎃줄 왼쪽부터 어반자카파 권순일·박용인, 윈터플레이 혜원·최우준, 이승열. 윗줄 왼쪽부터 이바디 거정, 양진석, 이바디 저스틴 킴.
릴레이 공연하는 ‘플럭서스’ 가수들
‘플럭서스 뮤직’은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레이블이다. 음악적 고집과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인다.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등이 대표적 사례로, 인디 레이블과 주류 기획사의 장점만을 취한 것 같다. 이 플럭서스 소속 음악인들이 22~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윈터 스페셜’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이승열(22일)·이바디(23일)·박기영(24~25일)·어반자카파(26일)·윈터플레이(27~28일)·양진석(30~31일)이 지난 8일 한자리에 모여 한판 수다를 떨었다. 이날 저녁은 윈터플레이 리더인 트럼페터 이주한의 결혼식이 예정돼 있었다.
이승열·이바디·윈터플레이…
예술의전당서 22~31일까지
“경쟁심? 서로를 부러워해요” 윈터플레이 혜원 9월 2집 앨범 내고 많이 돌아다녔어요. 영국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 하고 템스 페스티벌에도 다녀왔어요. 일본서도 재즈 페스티벌과 6개 도시 투어를 돌았죠. 영국에선 두렵기도 하면서 뿌듯했고요, 일본에선 관객들이 잘 대해주셔서 맘이 편했어요. 특히 클럽 사장님들이 너무 잘해줘서 제 생일 파티만 서너번 했는 걸요? 윈터플레이 최우준 일본만 가면 살쪄서 와요(웃음). 이번 공연에선 2집 <투셰모나모>수록곡 위주로 하면서 음반에 없는 곡도 하려고 해요. ‘왓 어 원더풀 월드’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노래는 혜원이 아니라 제가 부를 겁니다. 이승열 제 공연 제목은 ‘3집 내기 전에 하는 공연’이에요. 2집이 나온 게 2007년이니 내년엔 꼭 3집을 내야죠. 녹음도 이미 다 했어요. 사실 2집은 나름 대중적으로 만든다고 한 건데, 저와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잘하는 쪽은 1집의 깊이감 있는 스타일인가 봐요. 이번 무대에서 신곡을 미리 들려드리려고 해요. 어반자카파 권순일 저흰 올 6월 플럭서스에 들어온 3인조 혼성 보컬 그룹이에요. 내년 2월 첫 정규 앨범이 나올 거고요. 우리나라에 음악을 제대로 하는 레이블이 몇 안 되는데, 그중 하나인 플럭서스에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꿈만 같아요. 최우준 이 친구들 굉장히 잘해요. 윈터플레이가 문화방송 <음악여행 라라라>녹화할 때 뒤에서 코러스를 이 친구들이 했어요. 이바디 거정 <…라라라>첫회에 이승열이 출연했을 때는 우리가 뒤에서 연주했죠. 참 좋은 방송이었는데 없어져서 안타까워요.
혜원 노래하기 참 편한 방송이었죠. 한국방송 <음악창고>도 좋았는데, 이 방송도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거정 슬퍼요. 그나마 케이블 채널 엠비시에브리원에서 <수요예술무대>를 부활시킨 게 불행 중 다행이죠. 양진석 저는 이번에 새로 플럭서스 식구가 됐어요. 저를 건축가로만 아시는 분이 많지만, 4집까지 낸 가수이기도 하죠. 이제 5집을 내보려고요. 우연찮게 이번에 배우 박신양씨와 함께 공연하게 됐어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부른 ‘사랑해도 될까요’가 인기 좋았잖아요? 박신양씨는 어릴 때 꿈이 건축가 겸 가수였다고 하는데, 저는 어릴 때 꿈이 배우였거든요. 기막힌 인연이죠? 이바디 호란 (뒤늦게 도착해) 늦었습니다. 청계산 곰 얘기 들었어요? 부인이 짝짓기를 거부해서 탈출한 거라던데요? 그 곰은 6살인데, 부인은 27살이래요. 곰 세계에선 할머니인 거죠. (갑자기 주변이 시끌시끌) 제가 좀 분위기를 이상하게 끌어가는 게 있어요(웃음). 암튼 그 곰은 여자친구 찾아서 간 걸 텐데…. 최우준 공연 얘기로 돌아와요. 공연 홍보 소책자 사진 보니 거정이 형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나왔네. 호란 우리 팀이 찬찬히 뜯어보면 비주얼이 좀 돼(웃음). 양진석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 닮았어. 거정 오다기리 조가 누구지? 호란 잘생긴 남자 있어. 이젠 음악 얘기. 저는 이바디·클래지콰이 두 그룹에서 노래하잖아요. 클래지콰이에서 흥겹고 화려하게 노래하다 보면 이바디의 잔잔하고 느낌 있는 보컬이 그리워지고, 이바디에서 노래하다 보면, 클래지콰이 보컬이 그리워져요. 양쪽 장점을 두루 취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 하나 물어볼게요. 이렇게 다 같이 공연을 하다 보면 경쟁심 같은 게 생기진 않나요? 거정 갑자기 멍해지는데요?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호란 플럭서스 지붕 아래 모인 이들이 비슷한 성향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따지고 보면 겹치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어요. 경쟁이 안 되는 거죠. 이바디 저스틴 킴 우리 경쟁 상대는 에스엠(SM)이랑…(다 같이 웃음). 거정 오히려 서로에게서 아이템을 얻어요. 저 장르엔 저런 게 있구나 하며 편곡적인 느낌, 보컬의 감성적인 면을 눈여겨봐 뒀다가 곡 쓸 때 참고하죠. 호란 경쟁심보단 엄청 부러웠던 적은 있어요. 작년 승열 오빠 공연이 전석 매진됐을 때. 이승열 <…라라라>에서 록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노바디’ 때문이 아닐까? 올해도 벌써 거의 다 팔렸다던데, 곧 매진될걸? 일동 와~, 가진 자의 여유. 박기영 저는 24~25일 공연인데, 다른 가수들도 다들 공연하는 날이어서 경쟁률이 엄청나요. 완전 부담됐는데, 다행히 1층 표가 다 나갔다는 소식에 안심하고 있어요. 7집 앨범 내고 처음 하는 공연이어서 자식 같은 신곡들 빛 좀 보여주려고 해요. 영화 <시>를 보고 만든 ‘아네스의 노래’도 들려드릴게요. 이창동 감독님도 초대했어요. 결혼식 시간이 다 됐다. 예식장에 도착하니 예복 차림의 이주한이 환하게 웃으며 반겼다. “저도 인터뷰 자리에 함께했어야 하는데, 여기 이렇게 서게 됐네요.” 그러곤 식장으로 들어갔다. 결혼식 2부. 윈터플레이를 비롯해 수많은 동료 음악인들의 축하 공연이 끝없이 이어졌다. 호란이 말했다. “완전 디너쇼구먼.” 이주한은 신혼여행을 내년 1월로 미뤘다. 공연을 끝내고 한달 동안 멕시코에 다녀온단다. 공연 문의 (02)511-038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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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서 22~31일까지
“경쟁심? 서로를 부러워해요” 윈터플레이 혜원 9월 2집 앨범 내고 많이 돌아다녔어요. 영국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 하고 템스 페스티벌에도 다녀왔어요. 일본서도 재즈 페스티벌과 6개 도시 투어를 돌았죠. 영국에선 두렵기도 하면서 뿌듯했고요, 일본에선 관객들이 잘 대해주셔서 맘이 편했어요. 특히 클럽 사장님들이 너무 잘해줘서 제 생일 파티만 서너번 했는 걸요? 윈터플레이 최우준 일본만 가면 살쪄서 와요(웃음). 이번 공연에선 2집 <투셰모나모>수록곡 위주로 하면서 음반에 없는 곡도 하려고 해요. ‘왓 어 원더풀 월드’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노래는 혜원이 아니라 제가 부를 겁니다. 이승열 제 공연 제목은 ‘3집 내기 전에 하는 공연’이에요. 2집이 나온 게 2007년이니 내년엔 꼭 3집을 내야죠. 녹음도 이미 다 했어요. 사실 2집은 나름 대중적으로 만든다고 한 건데, 저와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잘하는 쪽은 1집의 깊이감 있는 스타일인가 봐요. 이번 무대에서 신곡을 미리 들려드리려고 해요. 어반자카파 권순일 저흰 올 6월 플럭서스에 들어온 3인조 혼성 보컬 그룹이에요. 내년 2월 첫 정규 앨범이 나올 거고요. 우리나라에 음악을 제대로 하는 레이블이 몇 안 되는데, 그중 하나인 플럭서스에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꿈만 같아요. 최우준 이 친구들 굉장히 잘해요. 윈터플레이가 문화방송 <음악여행 라라라>녹화할 때 뒤에서 코러스를 이 친구들이 했어요. 이바디 거정 <…라라라>첫회에 이승열이 출연했을 때는 우리가 뒤에서 연주했죠. 참 좋은 방송이었는데 없어져서 안타까워요.
혜원 노래하기 참 편한 방송이었죠. 한국방송 <음악창고>도 좋았는데, 이 방송도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거정 슬퍼요. 그나마 케이블 채널 엠비시에브리원에서 <수요예술무대>를 부활시킨 게 불행 중 다행이죠. 양진석 저는 이번에 새로 플럭서스 식구가 됐어요. 저를 건축가로만 아시는 분이 많지만, 4집까지 낸 가수이기도 하죠. 이제 5집을 내보려고요. 우연찮게 이번에 배우 박신양씨와 함께 공연하게 됐어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부른 ‘사랑해도 될까요’가 인기 좋았잖아요? 박신양씨는 어릴 때 꿈이 건축가 겸 가수였다고 하는데, 저는 어릴 때 꿈이 배우였거든요. 기막힌 인연이죠? 이바디 호란 (뒤늦게 도착해) 늦었습니다. 청계산 곰 얘기 들었어요? 부인이 짝짓기를 거부해서 탈출한 거라던데요? 그 곰은 6살인데, 부인은 27살이래요. 곰 세계에선 할머니인 거죠. (갑자기 주변이 시끌시끌) 제가 좀 분위기를 이상하게 끌어가는 게 있어요(웃음). 암튼 그 곰은 여자친구 찾아서 간 걸 텐데…. 최우준 공연 얘기로 돌아와요. 공연 홍보 소책자 사진 보니 거정이 형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나왔네. 호란 우리 팀이 찬찬히 뜯어보면 비주얼이 좀 돼(웃음). 양진석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 닮았어. 거정 오다기리 조가 누구지? 호란 잘생긴 남자 있어. 이젠 음악 얘기. 저는 이바디·클래지콰이 두 그룹에서 노래하잖아요. 클래지콰이에서 흥겹고 화려하게 노래하다 보면 이바디의 잔잔하고 느낌 있는 보컬이 그리워지고, 이바디에서 노래하다 보면, 클래지콰이 보컬이 그리워져요. 양쪽 장점을 두루 취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 하나 물어볼게요. 이렇게 다 같이 공연을 하다 보면 경쟁심 같은 게 생기진 않나요? 거정 갑자기 멍해지는데요?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호란 플럭서스 지붕 아래 모인 이들이 비슷한 성향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따지고 보면 겹치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어요. 경쟁이 안 되는 거죠. 이바디 저스틴 킴 우리 경쟁 상대는 에스엠(SM)이랑…(다 같이 웃음). 거정 오히려 서로에게서 아이템을 얻어요. 저 장르엔 저런 게 있구나 하며 편곡적인 느낌, 보컬의 감성적인 면을 눈여겨봐 뒀다가 곡 쓸 때 참고하죠. 호란 경쟁심보단 엄청 부러웠던 적은 있어요. 작년 승열 오빠 공연이 전석 매진됐을 때. 이승열 <…라라라>에서 록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노바디’ 때문이 아닐까? 올해도 벌써 거의 다 팔렸다던데, 곧 매진될걸? 일동 와~, 가진 자의 여유. 박기영 저는 24~25일 공연인데, 다른 가수들도 다들 공연하는 날이어서 경쟁률이 엄청나요. 완전 부담됐는데, 다행히 1층 표가 다 나갔다는 소식에 안심하고 있어요. 7집 앨범 내고 처음 하는 공연이어서 자식 같은 신곡들 빛 좀 보여주려고 해요. 영화 <시>를 보고 만든 ‘아네스의 노래’도 들려드릴게요. 이창동 감독님도 초대했어요. 결혼식 시간이 다 됐다. 예식장에 도착하니 예복 차림의 이주한이 환하게 웃으며 반겼다. “저도 인터뷰 자리에 함께했어야 하는데, 여기 이렇게 서게 됐네요.” 그러곤 식장으로 들어갔다. 결혼식 2부. 윈터플레이를 비롯해 수많은 동료 음악인들의 축하 공연이 끝없이 이어졌다. 호란이 말했다. “완전 디너쇼구먼.” 이주한은 신혼여행을 내년 1월로 미뤘다. 공연을 끝내고 한달 동안 멕시코에 다녀온단다. 공연 문의 (02)511-038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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