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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슈퍼스타K가 버려도, 그의 음색은 흐른다

등록 2010-12-21 20:20

김현지
김현지
본선 탈락 김현지 가수로 데뷔
중저음에 짙은 솔 음악 매력적
“정말 잘하는데, 오히려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는 게 마이너스가 된 것 같아요.”

심사위원석의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말했다. 결과는 탈락. 김현지는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8월 방송된 위성·케이블채널 엠넷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에서 본선 진출자 10명 안에 들지 못한 것이다. 시청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인터넷에선 김현지 구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를 되돌릴 순 없었다.

1년4개월이 흘렀다. 김현지가 미니앨범(EP) <에브리싱>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소울킨’이라는 예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짙은 솔 음색으로 부른 다섯 곡(타이틀곡 ‘에브리싱’의 라디오 에디션 포함)이 실렸다.

인트로 격인 첫 곡 ‘네임’에서 그는 노래한다. “노래하고 싶어. 들려주고 싶어. 너 거기서 듣고 있다고 말해줘. 기억되고 싶어. 불려지고 싶어. 넘쳐흐르는 이름들 속에서 날 살려줘.” 그동안 어떤 심정으로 가수 데뷔를 준비했는지가 이 짧은 노래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타이틀곡 ‘에브리싱’은 묵직하고 중성적이지만 촉촉한 감성이 잘 배어 있는 목소리의 매력이 돋보이는 발라드다. 솔 음악만의 깊이감을 잘 살렸다.

흑인음악 특유의 그루브(흥)가 넘실대는 ‘아이 노우’와 재즈의 느낌마저 드는 ‘엄마(마마)’는 앨범을 더욱 차지게 만든다. 가요계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솔 느낌 물씬 나는 음색이 작곡가 선우정아의 곡과 안성맞춤이다.

평론가들도 호의적이다. 김봉현 대중음악 평론가는 “이 앨범은 신인 보컬리스트가 자신과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재능을 낭비하지 않은 좋은 사례”라며 “중저음이 특히 매력적인 김현지의 완숙한 보컬과 뻔한 주류 가요계 발라드 스타일에서 탈피한 솔 음악이 만난 이 앨범은 앞으로 데뷔할 ‘슈퍼스타케이 출신’ 가수들에게 일정한 모범 혹은 지침이 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민희 대중음악 칼럼니스트도 “드물게 중성적인 보이스를 기반으로 간결하고 쿨하게 진심을 이야기하는데, 그 진심이란 뒤늦게 무대를 만나 표현의 자유를 누리며 노래하는 일이다”라며 “이제 심판자는 슈퍼스타케이가 아니다. 좋은 작품에 진실하게 반응하는 우리가 진정한 심사위원이다”라고 말했다.

김현지는 “1년 전 일이 내게 분명 약이 됐다”며 “양현석 대표에게 나쁜 감정이 아닌 고마움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솔 음악을 맘껏 할 수 있어 좋다”며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현지는 25일 저녁 7시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단독공연을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윈디시티, 정인, 소울맨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그의 첫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02)322-8477.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마이티그라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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