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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듀! 뜨거웠던 라이브의 진정성이여

등록 2010-12-28 20:22

‘달빛요정 추모밴드’
‘달빛요정 추모밴드’
‘음악창고’ 마지막회…10팀 열띤 무대로 아쉬움 달래
“낯선 음악을 듣는 건 우리들 귀가 아니라 열린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인들은 자기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자신만의 호흡으로 풀어내고, 대중은 가슴으로 받아들이죠. <음악창고>는 음악 하는 이들에겐 ‘호흡의 창고’, 대중에겐 ‘소통의 창고’였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라이브 음악의 진정성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일일 사회자를 맡은 자우림의 김윤아가 말했다. “아~” 방청객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질렀다.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별관에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음악창고>의 마지막 녹화가 진행됐다. “요즘 새 앨범 준비 때문에 활동을 안 하고 있지만, <음악창고>가 마지막이라고 해서 너무 섭섭한 마음에 달려왔다”는 자우림이 첫 무대를 장식했다.

이날 출연한 음악인은 모두 10팀. 가을방학, 안녕바다, 락타이거즈, 타바코쥬스, 연주, 몽니, 국카스텐,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한국 록 음악과 라이브신을 대표하는 밴드들이 줄줄이 무대에 올랐다. 평소 출연진의 3배를 넘긴 것이다. 제작진은 마지막 방송에서 ‘우리 가요계에는 아이돌 말고 이런 음악도 있다’는 걸 작정하고 보여주기로 한 것 같았다. 국카스텐 하현우는 “7살 아이로 치면 놀이터 하나가 사라지는 기분”이라며 “그래도 <음악창고>가 우리 대중음악의 질적 향상에 기여했기에 씁쓸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달빛요정 추모밴드’(사진)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 이들도 있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1인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을 추모하기 위해 음악 동료들이 뭉친 것이다. 타카피 김재국, 와이낫 전상규, 검엑스 최건, 한음파 이정훈·장혁조, 김마스타, 유승혜 등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1집 <인필드 플라이> 수록곡 ‘행운아’와 ‘절룩거리네’를 불렀다.

생전에 <음악창고> 무대에 서기를 그토록 바라던 고인의 노래가 동료들의 입과 연주로 울려퍼지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족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시디 500장을 방청객들에게 나눠줬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불타는 무대가 마지막을 수놓았다. 모든 방청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뛰어올랐다. 먼저 공연을 마친 안녕바다 멤버들은 방청석 맨 뒤에서 뛰어다니며 놀았다. 연출을 맡은 고원석 피디는 방청석 뒤에서 이 모든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곤 주머니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다.

녹화가 끝난 뒤 홍대 앞 술집에서 조촐한 뒤풀이가 열렸다. 김마스타가 말했다. “오늘 방송국 앞에 서 있는데, 수십명이 기타니 베이스니 악기 하나씩 메고 들어오더라고. ‘다들 한 음악 하려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더라고. 근데 언제 또 이런 날이 오려나?”

이날 녹화한 <음악창고> 마지막회는 29일 밤 12시15분 송년특집으로 60분 동안 방송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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