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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그때 그순간] 초유의 국립극장 공연중단

등록 2010-12-29 09:33

지난 9월7일 저녁 8시가 조금 지난 시각.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극장의 노사 갈등으로 공연이 중단되는 극장 60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립극장은 이날 저녁 8시 구내 해오름극장에서 ‘4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개막작으로 국립무용단의 무용극 <소울 해바라기>를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작 30분 전부터 극장예술노조원 90명은 극장 쪽에 “합법 쟁의 행위로서 30분간 공연을 늦추는 지연 파업을 벌이겠다”고 사전 통보한 뒤 로비에서 팻말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임연철 극장장이 성과급 협상 등 노사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관객들에게도 지연파업 사실과 그 까닭을 알리는 안내문을 나눠주었다.

이런 와중에 극장 쪽은 저녁 8시11분께 공연을 시작해 14분 만에 막을 내려버렸다. ‘잠깐 파업’에 가담한 노조 소속 무용수 30명을 빼고 비노조원과 인턴 단원 등 19명만 무대에 올렸다가 출연진이 바닥난 것이다. 이튿날 임 극장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관객을 볼모로 하는 쟁의 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며 노조 쪽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40여명이 출연하는 대형 공연을 절반도 안 되는 출연진으로 밀어붙인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극장 전속 단체들의 일방적인 법인화 추진 정책과 이에 반발하는 노조가 합작해낸 사상 초유의 촌극이었다.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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