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41)와 솔비(27)
연극 ‘이기동 체육관’
영화배우 김수로씨와 인기가수 솔비씨가 복서로 변신했다. 김수로(41)와 솔비(27)는 지난 31일부터 서울 장충동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이기동 체육관>(작·연출 손효원)에서 복서 입문생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4일 공연이 끝나고 객석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 작품에 깊은 애정과 새로 입문한 권투의 매력을 쏟아냈다.
“그동안 연극을 계속해왔지만 이 작품이 가장 행복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009년 초연과 지난해 이 작품을 보면서 제가 받았던 감동과 재미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이 연극을 시작하고 나서 매일 행복합니다.”(김수로)
“수로 오빠가 추천해서 이 연극을 알게 되었는데 정말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수로 오빠가 ‘솔비야, 네가 연기자를 하려면 이 연극이면 앞으로 너의 연기 인생을 보았을 때 정말 크게 도움되고 많이 달라질 거야’라고 말씀하신 게 아직도 귀에 남아 있어요. 연극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솔비)
<이기동 체육관>은 어느 날 갑자기 권투를 하고 싶다며 서울 삼양동의 한 허름한 권투체육관을 찾아온 엉뚱한 청년 이기동과 어릴 적부터 그의 영웅으로 지금은 권투뿐만 아니라 인생 모두를 포기해 버린 관장 이기동이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감동 드라마다. 김수로는 잃어버린 희망을 찾기 위해 권투를 배우려는 소심한 시간강사 이기동 역을 맡았다. 처음 연극에 입문하는 솔비는 ‘쌈짱’한테 졌다고 체육관을 찾은 열혈 문제 여고생 탁지선을 연기한다.
김수로는 그동안 영화 <반칙왕> <화산고> <흡혈형사 나도열>, 드라마 <공부의 신>과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 연예계를 대표하는 팔방미인 코믹 캐릭터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서울예술대 연극과 시절 극단 목화에 들어가 연극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만큼 틈날 때마다 대학로 연극동네를 기웃거린다. 2년 전에는 막심 고리키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연극 <밑바닥에서>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1~2년에 한번씩은 연극 무대에 서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며 “<밑바닥에서>는 대학생 때 해본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았고, <이기동 체육관>은 진지하면서 웃음과 휴머니즘이 있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연극을 앞두고 프로권투 한국챔피언 출신 코치에게 하루 3~4시간씩 개인 교습을 받고 있다. “훈련량은 영화 <반칙왕> 때가 더 셌지만 <이기동 체육관>은 드라마가 워낙 강하면서도 운동실력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고 더 재미있어요. 초연 멤버들은 다 1년 넘게 권투를 했지만 우리는 이제 넉달째여서 결국 방법은 일대일 수업밖에 없더군요.” 그는 “권투를 하면서 체중이 4kg이나 빠졌다”며 “권투를 해서 하체는 돌덩이가 다 됐다”고 권투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솔비는 “연극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무대에서 내 호흡을 직접 듣는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이상하다”며 “쉽게 봤는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이기동 체육관>은 두 사람과 함께 김정호, 김서원, 차명욱, 강지원 등 초연 배우들과 미스코리아 출신 손예주, 김용명, 고혜나 등이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2월26일까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