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해맑은 동심, 해학의 붓질…장욱진 20주기 회고전

등록 2011-01-14 09:41

화가 장욱진의 <소>(1953년)
화가 장욱진의 <소>(1953년)
동심과 유머의 화가 장욱진(1917~1990)은 독특한 선택으로 거친 시대를 붓질해나간 사나이였다. 분단, 전쟁, 독재로 이어진 시대와 불화하는 대신 그는 정반대로 해맑은 동심과 해학의 세계를 끄집어냈다. 의식 한구석엔 서구 미술사조와 전통 그림 사이의 갈등과 번민도 계속됐지만, 가족과 나무, 새, 동물 등의 정겹고 단순한 이미지들을 꾸준히 조각 그림에 풀어내면서 작가의 험로를 풀어갔다. 생전 “내 몸과 마음을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려, 다 써버릴 작정”으로 ‘심플’하게 살고자 했던 예인이 그였다. 평생 술과 벗하며 그린 장욱진은 문인화와 추상, 반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그림풍을 화단에 남겨놓았다.

이 대가의 20주기(2010년)를 넘긴 올해 늦은 기념 전시가 막을 올린다. 14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장욱진 20주기 회고전(2월27일까지, 02-2287-3500)은 지난해 서울대미술관 회고전에 이어 그의 대표작과 미공개작 70여점을 추려 시기별로 보여준다. 경기도 덕소, 서울 명륜동, 충남 수안보, 경기도 신갈 등 시기별로 다른 작업실을 썼던 그림 이력을 두루 되돌아볼 수 있다.

출품작 중 가장 이른 1947년 작 <마을>은 흰옷 입은 두 여성을 박수근 그림 같은 사실적 구도로 그렸다. 익살스러운 선과 반추상적 구성 등 특유의 작품 얼개가 확립되기 전 작품이다. 몽환적인 구도로 빨간 배경 화면에 소와 사람의 실루엣을 그린 <소>(1953년·그림) 등의 미공개작들도 주목된다.

채플린을 떠올리게 하는 단벌신사로 자신을 묘사한 51년 작 <자화상>과 스위스 거장 클레의 영향이 엿보이는 <나무와 새> 같은 50년대 반추상 그림, 80년대 말 바닷가 등을 돌며 그린 매직펜 풍경 소품, 달밤 하늘을 떠가는 선인을 담아 임종을 예언한 듯한 1990년 작 <밤과 노인> 등이 내걸린다.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도 근현대 화단 거장 3인의 전시인 ‘연리지, 꽃이 피다’(2월11일까지, 02-3217-6484)를 통해 장욱진 수작들을 동시대 작가 김환기, 김종영의 대표작들과 같이 볼 수 있다.

노형석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