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로 그린
시 로 그린·알 켈리 새 앨범 발표
50~70년대 솔 현대적으로 재현
50~70년대 솔 현대적으로 재현
“당신이 정말로 솔을 듣고 싶다면, 진심으로 내가 목숨을 걸고 듣게 해주겠다.”
복고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정통 솔 음반이 잇따라 나왔다. 앞에서 소개한 전작의 노랫말처럼 ‘솔의 부활’을 당당하게 외친 시 로 그린(맨 위 사진)의 새 앨범 <더 레이디 킬러>가 우선 눈에 띈다. 랩, 노래, 작사·작곡, 프로듀싱 등 팔방미인의 재능을 뽐내온 그다. 1990년대 힙합 그룹 구디 몹의 래퍼로 먼저 이름을 알린 시 로 그린은 2002년 솔로 데뷔 앨범을 내고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2005년 유명 프로듀서 데인저 마우스와 프로젝트 듀오 날스 바클리를 결성해 ‘크레이지’라는 곡을 크게 히트시켰다. 이 곡은 미국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이 2000년대 최고의 노래로 꼽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동통신사 광고에 쓰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시 로 그린은 이번 앨범을 통해 본격적인 솔 가수로서의 출발을 선언하는 듯하다. 전작들에서의 실험적 면모를 줄이는 대신 귀에 부드럽게 감기는 선율을 내세웠다. 60~70년대 솔의 황금기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듯하다. 첫 싱글 ‘퍽 유’의 반응은 가히 선풍적이다.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펑키 리듬과 한번만 듣고도 금세 흥얼거릴 정도로 강렬한 인상의 후렴구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자극적인 노랫말을 살짝 바꾼 ‘포겟 유’라는 클린 버전도 함께 실었다. 그는 이 앨범으로 이번 그래미 시상식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르앤비의 제왕’ 알 켈리(위)도 50~60년대 솔 발라드를 적극 수용한 새 앨범 <러브 레터>를 발표했다. 샘 쿡, 마빈 게이 등 솔의 전설에게 바치는 오마주와도 같다. 영화 <스페이스 잼> 주제곡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 등 히트곡을 내며 20년 가까이 아르앤비 분야 정상급 자리를 지켜온 알 켈리는 이번 앨범으로 솔 가수로서의 매력도 뽐낸다.
첫 싱글 ‘웬 어 워먼 러브스’와 두번째 싱글 ‘러브 레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비장의 무기는 앨범 표지에는 나와 있지 않은 히든 트랙 ‘유 아 낫 얼론’이다. 알 켈리가 작곡해 마이클 잭슨에게 줬던 곡을 직접 부르며 고인을 기렸다. 그는 노래 앞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의 영웅 엠제이(MJ·마이클 잭슨), 영원하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내가 여기 당신과 함께 있어요. 우리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당신은 언제나 내 가슴속에 있어요”라는 노랫말이 분명 하늘에 가닿을 것 같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워너뮤직·소니뮤직 제공
알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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