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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코믹’ 쏙 빼고 비정한 아버지로 무대에 서다

등록 2011-02-09 18:01수정 2011-02-09 20:53

오달수
오달수
개봉 영화 홍보도 못하고 연습
“대사 까먹을까봐 항상 불안해”
오늘부터 대학로 이다서 공연
연극 ‘해님지고…’ 배우 오달수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명품조연’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올드보이> <박쥐> <방자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숱한 영화에 얼굴을 비치며 ‘주연보다 돋보이는 조연’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를 두고 혹자는 장면을 훔쳐가는 사람이라는 뜻의 ‘신 스틸러’라고도 한다. 배우 오달수(43)씨.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그는 당당히 주연으로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

<조선명탐정>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출연 배우들은 요즘 신나게 영화 홍보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주연 오달수씨의 모습은 요즘 홍보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2000년부터 그가 대표를 맡아 꾸려오고 있는 극단 신기루만화경이 10일부터 대학로문화공간 이다에서 공연하는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02-762-0010)의 준비 때문이다. 8일 연습실에서 막바지 고삐를 죄느라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났다. 그는 “명품조연이란 말은 황송한 얘기”라며 웃었다. “조연, 주연 이런 건 저한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연기자죠. 그런데 ‘명품’이라는 말을 붙여주니까 ‘저를 사랑하시는구나’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는 거죠.”

그는 영화 촬영 때 못잖게 바쁜 모습이었다. 이번 연극이 신작이어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었다. “마~이(많이) 미안합니다. 영화 <조선명탐정> 홍보 기간인데 연극 연습한다고 같이 참여 못해 욕도 많이 얻어먹고(웃음). 배우가 영화 홍보하는 건 당연한 건데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극단에서 모처럼 하는 신작이니 대표로서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아버지와 단둘이 고립된 상태에서 자란 아이가 아버지의 구속과 집착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 성기웅씨가 연출하고, 시적인 토속어에 강한 작가 동이향씨가 희곡을 썼다. 정재성 김은희 박성연 이호원씨 등이 출연하는 이 연극에서 오씨는 자신의 한 때문에 아이에게 집착하는 주인공 황노인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처럼 <오구> <코끼리와 나> <남자충동> <흉가에 볕들어라> <마리화나> 등 출연 연극에서도 코믹한 역을 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비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이번 작품은 그와 극단 신기루만화경에도 새로운 출발인 무대다. 오씨와 함께 극단 ‘신기루만화경’을 운영해온 극작가 겸 연출가인 후배 이해제씨가 오랜 안식년에 들어가고 동이향씨가 새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선보이는 첫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해제가 10여년 동안 극단을 책임져와서 안식년을 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해제처럼 앞으로 동이향이 예술감독으로 극단을 맡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능하면 외부의 실력 있는 연출가들도 초청할 계획이고요, 단원들도 많이 바뀌었으니까 올해부터 다양한 작업을 해볼 생각입니다.”


평생 연극판에서 연기를 해온 그는 여전히 연극이 두렵다고 한다. “영화는 찍다가 대사를 까먹거나 아니다 싶으면 다시 할 수 있는데 연극은 그렇게 못하니까 늘 불안해요. 지금도 연습할 때 대사를 놓칠까봐 굉장히 압박을 받습니다. 그런 감을 잃지 않으려면 연극을 계속하는 것 말고는 없죠.”

한국 영화계 최고 조연으로 떠오르면서 그는 지난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영화 8편에 연극 <오구>까지 아홉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올해에는 더 바쁘지 않을까.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제가 힘들어서 그렇게 못하겠습니다. 올해는 강하고 굵은 작품들만 압축해서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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