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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맥베스는 비극적 러브스토리”

등록 2011-02-14 19:21

알렉산더 젤딘
알렉산더 젤딘
연희단거리패 25돌 해외교류전
첫 작품 연출맡은 알렉산더 젤딘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창단 25돌을 맞아 국외 우수 연출가를 초청해 그날 작품 연출을 맡기는 ‘해외 연출가 교류 공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첫 번째 작업으로 영국의 젊은 연출가 알렉산더 젤딘(25·사진)과 무대미술가 사말 블랙을 초청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맥베스>를 지난 8일 대학로 게릴라극장 무대에 올렸다.

연출가 알렉산더 젤딘은 <맥베스>를 현대 어느 부부의 지독한 사랑과 그로 인한 파멸 과정으로 그렸다. “<맥베스>는 사랑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극단적인 커플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맥베스와 부인은 서로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던컨 왕을 죽이면 그들이 왕과 왕비가 되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그 사랑이 비극을 불렀던 거죠.”

그는 셰익스피어를 “위대한 동시대적 작가”라고 강조했다. 현대의 인물이 된 맥베스의 세련된 현대 주택 1층 거실과 사랑방에선 살인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2층 침실에선 음모와 자살이 일어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무대 천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점이다. 스크린이 절대자나 운명의 신의 눈처럼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사람들을 감시하고 관찰하는 느낌을 준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궁정 극장에서는 무대 위 천장에 하늘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또한 셰익스피어 연극의 대부분은 신이나 운명, 자연 같은 외부적인 세계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하는데 현대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습니다. 과거에 종교적인 그림이나 조각이었다면 현대에는 스크린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는 “비디오를 써서 셰익스피어 연극에서의 신의 존재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연극을 전공한 알렉산더 젤딘은 영국 국립극장 스튜디오의 젊은 연출가 양성프로그램인 영 빅 프로그램으로 데뷔해 영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연극과 오페라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07년 21살 나이로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토머스 아데스의 연극 <그녀 얼굴의 가루> 공연의 연출을 맡아 이 극장 사상 가장 젊은 연출가가 되었고, 이후 촉망받는 연출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연희단거리패 초청으로 경남 밀양연극촌에서 두달 넘게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맥베스>를 만들어 지난달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그는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제작 과정에서 보여준 도전적이고 진지한 연기법은 여태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신나고 흥미로웠다”고 깊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3월6일까지, 윤정섭(맥베스) 김소희(맥베스 부인) 김철영(뱅코우) 서승현(맥더프) 천석기(말콤) 등이 출연. (02)763-126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연희단거리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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