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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사유를 품은 선의 향연

등록 2011-02-24 19:44

미디어아트작가 육근병 드로잉전
선을 긋는다. 위아래로 긋다가 옆으로 긋고, 사방으로도 긋는다. 무수히 긋기를 되풀이하면 숲(위 도판)이 되고 언덕이 된다. 그 언덕 숲 사이로 삐져나온 선이 흩날리는 풀줄기, 꽃줄기가 되고, 정자처럼 운동하는 책의 쪽꼬리가 된다.

중견 미디어작가 육근병씨의 개인전 ‘스캐닝 더 드림’에는 드로잉 선의 리듬감이 분출한다. 1999년 개인전 이래 12년 만에 서울 역삼동 갤러리 이마주에 차린 이 전시에서 작가는 이미지를 바라보는 감각적 사유를 생기 가득한 선의 향연으로 펼치고 있다. 육씨는 원래 깜박거리는 눈 영상을 장착한 무덤 모양의 ‘눈 무덤’ 설치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업으로 1992년 독일 카셀도쿠멘타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 초대받아 두각을 드러낸 이래 국내외에서 첨단 테크놀로지 미디어에 동양적 명상성을 조화시킨 설치작업들을 계속해왔다. 20여년 전 작품 드로잉과 최근의 선 드로잉 대작까지 포함한 출품작 20여점은 ‘시선’과 ‘바라봄’의 개념으로 갈래지어지는 ‘눈무덤’ 설치작업의 원형질에 해당한다. 퍽퍽 찍어낸 검은 물감 덩어리들의 자국과 흘러내린 흔적으로 묘사한 금강산 구룡폭포의 추상적 이미지나 동물이나 세포처럼 꿈틀거리는 풀, 숲, 꽃 드로잉 선들의 생명력은 곧 작가의 몸과 손의 흔적 자체다. 테크놀로지 이전에 작가 자신이 곧 원초적 미디어라는 통찰을 깐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달 10일까지. (02)557-1950. 노형석 기자, 도판 갤러리 이마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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