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훤
클래식 음반·교과서 제작자
화이트데이엔 ‘해설음악회’
화이트데이엔 ‘해설음악회’
“제 콘서트에 오시는 분들은 ‘가수 보아의 오빠’가 아니라 피아니스트 권순훤을 보러 옵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자꾸만 보아 오빠만을 강조하네요. 지난 3년간 보아 오빠라는 것을 내세우지 않고 대중들과 만나려고 한 것은 대중 속에 클래식을 심어보자는 순수한 뜻이었습니다.”
오는 14일 저녁 8시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화이트데이 콘서트-아주 오래된 사랑이야기’를 여는 권순훤(30·사진)씨는 “클래식의 저변화를 넓히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도전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톱스타의 가족으로 먼저 유명세를 톡톡하게 치렀지만 매우 특별한 음악가다. 서울대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났고, 음반 프로듀서로서 400곡이 넘는 클래식 음원과 음반을 내놓았다. 또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음악 교과서 음반을 제작했으며 초보자를 위한 피아노 교재를 발간하는 등 멀티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08년 9월 영국의 세계적인 명문인 왕립음악아카데미에 입학허가를 받고도 포기해 한때 클래식계에서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학보다 ‘클래식의 문턱을 조금 낮추고, 저변을 넓히는 일이 더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후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클래식 곡들을 선곡해 시디가 아닌 엠피쓰리(mp3)용 디지털 음원을 제작하는 일을 시작했다. 또 초보자용 교재에 수록된 음악들을 모두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했다.
“보통 사람들은 클래식을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는 어린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쉽고 즐겁게 클래식을 받아들이도록 교재도 만들었고 초보자들을 위한 클래식 음원들을 제작했어요. 대중들과 친숙한 유명 곡들만 골라 공연도 하게 된 거구요.”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오랜 친구들인 김현지(바이올린)·김영민(첼로)·조미영(아코디언)씨와 함께 마스네 ‘타이스 명상곡’,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엔니오 모리꼬네의 ‘러브 어페어’, 가르델의 ‘간발의 차이로’ 등 사랑을 주제로 한 클래식과 영화음악을 들려준다. 음악 속에 숨은 사연도 직접 설명한다.
끝자락에 동생 보아의 소식을 살짝 묻자 “얼마 전에 동생이 자신의 트위터에 ‘3월14일 권순훤의 화이트데이 클래식 공연에 멋진 피아노 감상하시라’는 글도 올려줬다”며 환한 표정을 지은 그는 지금은 미국에서 영화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텐데 항상 건강을 잘 챙기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MOC프로덕션 제공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MOC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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