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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리듬으로 만드는 세상, 안될 거 없잖아요?

등록 2011-03-15 19:52수정 2011-03-15 20:45

록밴드 ‘와이낫’
록밴드 ‘와이낫’
‘리드미컬한 록’에 의기투합
“장르 불문, 음악은 흥겨워야”
‘외톨이야’ 표절논란에 상처도
3집 ‘왓 더…’ 낸 록밴드 ‘와이낫’

와이낫 하면 ‘리듬’이 떠오른다. 밴드 이름의 사연부터 그렇다. 내달리는 펑크록과 감성적 모던록이 홍대 앞 인디음악판을 양분하던 1990년대 후반, 이들의 관심은 다른 데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팝,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록, 스티비 원더의 펑키 등 리듬이 흥겹다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겨 듣는 주몽(보컬·왼쪽 둘째)과 통통거리는 리듬을 연주하길 좋아하는 김대우(기타·셋째)는 98년 ‘리드미컬한 록’에 의기투합해 밴드를 결성했다.

“뼈대는 록 밴드지만 리듬을 중심에 놓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었어요. ‘안 될 거 없잖아? 와이 낫?’ 여기서 밴드 이름을 따왔죠. 리듬은 음악 들을 때 몸이 절로 움직여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선 리듬의 비중이 크지 않아요. 댄스 음악을 들어도 춤추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해보자 했던 거죠.”(주몽)

와이낫이 최근 발표한 3집 <왓 더 펑크?>에선 강력하고 펑키한 리듬이 돋보인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흘러나오는 타이틀곡 ‘리빙 인 투데이’는 황현우(첫째)의 넘실대는 베이스 리듬 위로 쫀득거리는 기타와 지글거리는 전자음을 얹어 듣는 이의 고개와 어깨를 흔들어댄다.

타악기와 목소리만으로 이뤄진 ‘리듬은 세상이 되고’는 와이낫의 음악관이 극대화된 곡이다. 북, 콩가, 젬베, 카혼, 팀발레스 등 17개 타악기가 토해내는 울림 위로 주몽이 꽹과리를 치며 노래했다. 손말리(드럼·넷째)가 각각의 타악기를 따로 연주해 하나로 합쳤다. 다른 멤버들은 박수를 쳤다. 광장에서 세상의 다양한 북쟁이들이 어울려 하나의 리듬을 두드리는 느낌을 담고 싶었단다.

와이낫 하면 또 떠오르는 건, 안타깝게도 ‘표절 논란’이다. 지난해 아이돌그룹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와이낫의 ‘파랑새’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와이낫은 뜻하지 않게 입길에 오르내렸다. “인디 밴드가 뜨고 싶어서 씨엔블루의 유명세를 이용한다”는 어이없는 말화살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와이낫은 지금도 김도훈 작곡가와 지루하고 힘겨운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3집 발표가 반년이나 늦어졌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작곡가들 간의 문제를 비전문이랄 수 있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만 한다는 게 착잡하기도 해요. 이렇게까지 되기 전에 저작권협회나 저작권위원회 같은 기관이 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주몽)

주몽은 이번 앨범 수록곡 ‘무임승차’에서 노래한다. “프리 라이드, 프리 라이드, 다른 이가 닦아 놓은 길에 모른 듯이 올라타네.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이내 곧 잊고 말지.” 씨엔블루 정용화는 요즘 각종 예능 프로에서 맹활약하며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인디 밴드로 벌이가 넉넉하진 않지만 행복감으로 충분히 보상받기 때문에 즐겁게 음악을 하고 있다”는 와이낫은 또다른 꿈을 꾼다. 대학 때 사물놀이에 푹 빠진 주몽은 국악과의 결합이라는 과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송창식 헌정음반도 만들고 싶단다.

와이낫은 26일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3집 발매 공연을 한다. 몽구스와 십센치가 초대손님으로 나오고, 여러 타악기 연주자들과 ‘리듬은 세상이 되고’를 연주하는 순서도 마련한다. (070)7621-783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루오바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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