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시민들 문화적 자긍심 밑바탕
젊은 음악영재 발굴 큰 성과”
내일 일본 돕기 공연으로 개막
젊은 음악영재 발굴 큰 성과”
내일 일본 돕기 공연으로 개막
10돌 통영국제음악제 이끌어 온 이용민 사무국장
경남 통영시를 클래식 선율로 꾸며온 통영국제음악제가 올해 10년을 맞았다. 인구 14만명의 어촌 도시가 배출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기 위해 2002년에 시작한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수많은 국내외 음악가들이 참여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음악제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박정희 군사독재가 덧칠한 사상적 멍에 때문에 평생을 상처받았던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해금시키는 구실을 했다.
지난 10년간 통영국제음악제를 진두지휘하며 변방에서 놀라운 기적을 일궈낸 주역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이용민(46·경남대 문화콘텐츠학부 겸임교수·사진) 사무국장이다. 그의 삶은 통영국제음악제로 완전히 바뀌었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고향 통영에서 고교 교사로 있던 그는 1997년 대학원 논문을 ‘윤이상 초기 가곡 연구’로 잡으면서 윤이상에게 빠져들었다. 그 뒤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운영위원으로 참여했고 당시 김승근(43·서울대 음대 국악과 교수) 사무국장을 만나 의기투합하면서 2년 뒤 교직을 미련 없이 버리고 음악제에 지난 세월을 바쳤다.
24일 통영시 도천동 윤이상기념관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6일 개막연주회를 맡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최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하는 탓에 뒷수습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숨을 돌리려는 그를 붙잡고 통영국제음악제를 10년간 끌고 온 저력에 대해 먼저 물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통영시민의 문화적인 자긍심”이라고 대답했다.
“통영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민간인과 공무원 할 것 없이 우리 문화예술인과 문화자산에 대한 자긍심이 공고합니다. 특히 윤이상이라는 인물을 기리는 축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자의 가치나 주의, 주장 없이 거의 99% 음악제에 동참해왔습니다.” 시민들의 호응은 음악제 시작 때부터 ‘황금파도’라는 자발적인 서포터즈를 만들어서 축제를 도와주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고, 윤이상국제음악제가 정치적인 분위기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는 행사가 되는 기본적인 체력을 마련해주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시민의 노력은 통영국제음악제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문광부의 문화예술분야 국고지원사업 평가에서 3년간 내리 최우수 점수를 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음악제의 쌍둥이 행사인 윤이상국제콩쿠르도 2008년에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년의 성과에 대해 이 국장은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콩쿠르가 수준 높은 작품들을 시민들과 전국의 클래식 애호가에게 제공하고 국내외 젊은 음악영재들을 발굴해온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윤이상의 복원”이었다고 꼽는다.
“저희가 음악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윤이상 선생님의 음악과 삶이 양지로 나오기 전이었습니다. 음악제 때문에 비로소 음악적인 부분에서라도 해금이 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분의 삶에 대해서도 토론할 수 있는 장이 형성되었고요.”
음악제 실무 담당으로서 그의 가장 큰 보람도 바로 윤이상이란 음악가에 대한 재평가에 있다. “윤이상을 꾸준하게 음악가로서 확대재생할 수 있는 여건을 고향을 중심으로 만들어놓은 것이 가장 기쁘다”고 그는 밝게 웃었다. “고향의 후학으로서 윤이상 선생님의 삶과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몰이해를 제대로 알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음악제의 여건이 어려워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인생의 결정을 한 것 같아요. 아마 지금 선택해라고 해도 저는 같은 길을 갈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음악제를 꾸려온 그가 꼽는 통영국제음악제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뜻밖에도 수준 높은 음악보다도 먼저 “통영의 이국적인 정취”를 말한다. “여기는 흔한 시향이나 시립합창단, 예술학교 하나 없는 음악의 불모지인데도 윤이상이라는 거장이 태어났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무모하게 음악제를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성장하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은 통영의 이국적인 정취가 묘한 향수를 자극한 것 같습니다. 외지 분들이 이야기하시길 여기에 오면 무언가 일상에서 일탈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요. 그래서 10년 동안 개근하시는 개인이나 단체들도 있습니다.” 이번 10회 통영국제음악제는 취소된 개막 공연을 대신해 예술감독 알렉산더 리프라이히와 소프라노 서예리, 재즈 가수 나윤선, 작곡가 진은숙,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함께하는 일본 대지진 피해자 구호 자선공연 ‘알렉산더 리프라이히 앤 굿 프렌즈’ 갈라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린다. (055)642-8662~3. 통영/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음악제 실무 담당으로서 그의 가장 큰 보람도 바로 윤이상이란 음악가에 대한 재평가에 있다. “윤이상을 꾸준하게 음악가로서 확대재생할 수 있는 여건을 고향을 중심으로 만들어놓은 것이 가장 기쁘다”고 그는 밝게 웃었다. “고향의 후학으로서 윤이상 선생님의 삶과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몰이해를 제대로 알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음악제의 여건이 어려워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인생의 결정을 한 것 같아요. 아마 지금 선택해라고 해도 저는 같은 길을 갈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음악제를 꾸려온 그가 꼽는 통영국제음악제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뜻밖에도 수준 높은 음악보다도 먼저 “통영의 이국적인 정취”를 말한다. “여기는 흔한 시향이나 시립합창단, 예술학교 하나 없는 음악의 불모지인데도 윤이상이라는 거장이 태어났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무모하게 음악제를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성장하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은 통영의 이국적인 정취가 묘한 향수를 자극한 것 같습니다. 외지 분들이 이야기하시길 여기에 오면 무언가 일상에서 일탈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요. 그래서 10년 동안 개근하시는 개인이나 단체들도 있습니다.” 이번 10회 통영국제음악제는 취소된 개막 공연을 대신해 예술감독 알렉산더 리프라이히와 소프라노 서예리, 재즈 가수 나윤선, 작곡가 진은숙, 연극배우 윤석화씨가 함께하는 일본 대지진 피해자 구호 자선공연 ‘알렉산더 리프라이히 앤 굿 프렌즈’ 갈라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린다. (055)642-8662~3. 통영/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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