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가수 어윈 슈로트
오페라가수 어윈 슈로트
새 앨범 ‘붉은 탱고’ 발표
새 앨범 ‘붉은 탱고’ 발표
세계 정상의 오페라 가수가 부르는 탱고는 어떤 느낌일까?
독일 <디 벨트>지가 ‘세계 최고의 레포렐로’로 극찬한 베이스-바리톤 어윈 슈로트(39)가 새 앨범 <붉은 탱고>를 발표했다. 그가 소니 클래시컬로 음반 레이블을 옮긴 뒤 낸 첫 음반이다. 잘생긴 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춘 슈로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레포렐로 역과 <피가로의 결혼>의 피가로 역으로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인기 성악가이다. 세계 오페라계의 디바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0)의 남편으로 오페라계의 ‘선남선녀’ 커플로도 유명하다.
“제 부모님, 제가 태어난 우루과이… 그 모든 것이 영감을 주었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그곳에 음악적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그 결과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그는 “비록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 있더라도 탱고를 들을 때마다 늘 집에 있는 느낌이 든다”고 탱고의 매력을 예찬했다. “탱고는 제가 자란 문화와 제 뿌리의 한 부분이고 제가 누구인가에 대한 음악입니다. 어린 시절 기억에서부터 탱고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부모님은 늘 탱고 음악을 들었고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셨습니다. ”
이번 앨범의 레퍼토리는 탱고 음악의 전설 아스토르 피아소야(피아졸라)와 그의 피아니스트이자 탱고 거장인 파블로 지글러, 브라질의 보사노바 명인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 등이 작곡한 명곡들이다. 슈로트가 이 곡들을 반도네온,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의 반주에 맞춰 부른 노래 12곡이 담겨 있다. 그는 “아리아와 탱고 노래는 테크닉적으로는 다르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고 설명했다. 탱고 노래와 오페라가 같은 주제를 노래할 뿐 아니라 사랑, 열정, 상실, 죽음, 분노 등과 같은 감정을 노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탱고는 3분짜리 오페라와 같다”고 슈로트는 강조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을 물었더니 녹차와 비슷한 남미 특유의 ‘마테 차’가 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해 놓는 것이라고 농담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마테 차가 없이 탱고 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음반 작업을 하면서 저와 친구들은 끊임없이 여러 가지 새로운 것을 더하거나 빼는 시도를 했습니다. 마치 요리할 때 향신료나 소금, 후추를 더해서 맛을 보고 또다른 것을 시도해보는 것과 같죠. 덕분에 처음에 원했던 결과물과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다른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슈로트는 2004년 9월 한국의 국립오페라단과 지휘자 정명훈씨가 이끄는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공연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에스카미요 역으로 국내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오는 7월 부인 안나 네트렙코와 내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소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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