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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제야 노래 욕심이 생겼다면 믿으실래요?

등록 2011-04-25 19:54수정 2011-04-26 14:08

가수 윤상
가수 윤상
“난 대중음악가…라이브 테크닉 익혀 공연 자주 할 것”
올해 7집 발매 예정…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작업할 계획
데뷔 20돌 기념음반 낸 윤상

꼭 20년 전인 1991년,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 황치훈의 ‘추억 속의 그대’,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등의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던 윤상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작곡가로서 흥얼거린 ‘가이드 보컬’을 들은 한 제작자의 파격적 제안을 몇달이나 고민하다 받아들인 것이다. 지적인 이미지의 싱어송라이터가 부른 ‘이별의 그늘’, ‘한걸음 더’ 등은 엄청난 바람을 일으켰고, 윤상은 단숨에 아이돌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윤상은 식당에서 자기 노래가 흘러나오면 밖으로 나가버릴 정도로 제 목소리를 듣는 게 불편했다. 시간이 지나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2집은 대중성 짙은 노래와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두 장의 앨범으로 나눠 발표했다. 앞의 것은 100만장 팔렸고, 뒤의 것은 30만장 팔렸다. ‘많이 팔려야 좋은 음악’이라는 당시 가요계 분위기 속에서 괴리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는 인기 최정상에서 갑자기 입대해버렸다.

제대하고 돌아와 내놓은 음악은 이전과 달랐다. 이탈리아·프랑스·미국 등 외국 가수가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르도록 한 앨범 <레나시미엔토>와 자신의 미니앨범(EP) <인센서블>은 윤상의 음악세계에 ‘월드뮤직’과 ‘전자음악’이라는 두 인장을 또렷이 새겼다. 스스로는 만족스러웠지만, ‘오빠부대’는 떨어져나갔고 상업적으로 쓴맛을 봐야만 했다.

이에 아랑곳 않고 그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더욱 공고히 쌓아나갔다. 3집 <클리셰>와 4집 <이사>를 내놓은 뒤, 2003년 5집 <데어 이스 어 맨> 발표 직전 미국으로 훌쩍 유학을 떠났다. 7년에 걸쳐 버클리음대에서 뮤직 신서시즈(음향합성학)를, 뉴욕대 석사 과정에 들어가 뮤직 테크놀로지를 공부했다. 유학 도중인 2009년 6집 <그땐 몰랐던 일들>을 발표했다. 어느새 그는 유희열, 이적, 성시경 등 후배 가수들이 존경하는 ‘음악인들의 음악인’이 됐다.

윤상은 최근 데뷔 20돌 기념 박스세트를 내놨다. 그동안 발표한 앨범들에다 리마스터링 버전까지 모두 19장의 시디를 담았다. 비틀스 앨범 리마스터링을 했던 미국 유명 엔지니어 테드 젠슨이 리마스터링 작업을 맡았다.

“박스세트를 내고 보니 ‘내가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20년 동안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음악을 해왔다는 게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박스세트를 보고 있으면 새롭게 음악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막 솟아나요.”

윤상은 올해 안에 7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컴퓨터로 멜로디와 반주를 한꺼번에 만드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기타나 피아노로 멜로디를 먼저 만든 뒤 편곡하는 식으로 작업할 계획이다. “요즘 음악들이 너무 사운드 위주로 흘러가고 있고, 저 스스로도 그렇게만 달려온 것 같아 이번엔 다르게 가보려고요. 결과물을 예단할 순 없지만, 아무래도 옛날 색깔이 묻어나지 않을까요?”


그는 “노래하는 걸 즐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데뷔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첫 단독공연을 했을 정도로 무대를 꺼렸다. 스튜디오의 완벽한 환경에 못 미치는 라이브 무대에서는 이상하게도 집중이 안 됐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바뀌었다.

“20년이 되니 노래에도 욕심이 나네요. 언제까지 노래하는 걸 쑥스러워해야 하나 생각도 들고요. 연습을 많이 해서 라이브 테크닉을 익히려고 해요. 공연도 자주 하며 대중과 더 많이 만날 겁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대중음악가이니까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오드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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