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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영화 ‘원스’ 같은 음악연극…노래 부르며 녹아들었어요

등록 2011-04-28 19:53

예지원
예지원
30대 변호사가 주인공
“나와 비슷해 울기도”
‘미드썸머’ 출연 예지원

“10년 만에 돌아온 거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들을 때마다 도망가고 싶다니까요.”

최근 음악극 <미드썸머>의 주인공 ‘헬레나’ 역에 캐스팅된 배우 예지원(38·사진)은 만나자마자 손사래부터 쳤다. ‘1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예지원’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게 적잖이 부담스럽다는 말이었다.

2001년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국내 초연 뒤 주로 영화, 방송에서 활약해온 그로서는 연극 무대 복귀에 대한 세간의 유난스런 관심이 그만큼 버겁기도 할 터. “저는 영화를 가장 많이 했어요. ‘10년 만에 돌아왔다’고 하면 마치 제가 연극을 본업으로 삼은 것 같잖아요. 열심히 연극하시는 다른 배우 분들한테 죄송한 얘기죠. ‘연극을 사랑하고 기회가 닿으면 출연하고 싶은 배우’가 맞을 것 같아요.”

<미드썸머>(데이비드 그레그 작)는 2008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축제가 한창인 8월의 에든버러를 배경으로 35살의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와 범죄조직원 ‘밥’이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다.

예씨는 “보는 분들에 따라 가볍게 즐길 수도, 스스로의 마음과 주변 사람들의 외로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연극”이라고 했다.

‘음악이 있는 연극’이라는 부제답게 <미드썸머>의 또다른 주인공은 음악이다. 에든버러의 인디밴드 ‘볼보이’ 리더인 고든 매킨타이어가 작곡한 음악이 극의 낭만적 분위기를 더하는 이 작품은 뮤지컬 영화 <원스>를 떠올리게도 한다.

예지원은 연습 때 음악감독한테서 ‘멋내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풍부한 성량과 기교가 필요했다면 배역이 오지 않았겠죠. 음악은 작품을 한 편의 시처럼, 음악처럼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힘들이지 말고 잔잔히 녹아들면 될 것 같아요.”


첫 대본 연습 때 예지원은 헬레나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부분을 발견하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했다.

“제 나이쯤 되면 ‘나’에 대해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우울증 비슷한 감정이 온다고들 한다더라고요. 전 밝은 편이라 그전엔 잘 몰랐는데, 하룻밤 사랑이란 모험을 하는 헬레나의 외로움에 감정이입을 했던 것 같아요.”

엉뚱한 30대 커리어우먼은 예지원을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아로새긴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때부터 그의 이미지로 굳어졌다. 배우로서 고정된 이미지를 갖는 게 연기 경력을 쌓는 데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예지원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저는 다양한 역을 해 왔어요. 홍상수 감독님 작품도 여러 편 했고, 단아한 여성을 연기한 최근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도 그렇고요. 다만 대중적인 관심을 얼마나 크게 받았느냐의 차이겠죠. 헬레나 역시 배우로서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고, 앞으로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미드썸머>는 <지킬 앤 하이드>, <그리스> 등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선보인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준비한 ‘2인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뮤지컬 스타 서범석, 이석준이 출연해 각각 예지원과 호흡을 맞춘다. 6월1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1588-5212.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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