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원씨
산문집 ‘결국, 음악’ 낸 나도원씨
북 콘서트서 “다양성 시대올 것”
북 콘서트서 “다양성 시대올 것”
11일 저녁 서울 홍대 앞 산울림소극장에선 독특한 공연 하나가 열렸다. 허클베리핀, 플라스틱피플 등 출연진은 여느 공연과 다를 게 없었지만, 문화방송 <수요예술무대>의 김광민·이현우 짝을 떠올리게 하는 ‘어색한 진행자들’의 조합이 눈에 띄었다. 두 사내는 음악평론가 나도원(37·[사진])씨와 출판사 북노마드의 윤동희 대표. 나씨의 음악산문집 <결국, 음악>(북노마드 펴냄) 출간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 사회자로 나선 것이다. 관객은 예스24 등 인터넷서점을 통해 초대한 독자들이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등을 공동집필한 적 있는 나씨에게 <결국, 음악>은 첫 단독 저서다. 3~4년 전부터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기고한 음악 관련 글과 인터뷰를 모아 정리했다. 처음부터 책으로 펴낼 것을 작정하고 써왔기에 단순한 조각글 모음 이상의 완결성을 지닌다. 한대수부터 장기하까지, 걸그룹부터 인디음악까지 한국 대중음악계 전반을 특유의 ‘꼬장꼬장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유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음악은 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어느 정도 음악 생산의 공정화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앞뒤가 바뀐 느낌이에요. 좋은 음악이 먼저고 그 다음에 시장이 있는 건데, 지금은 시장을 위해 음악을 공산품 만들 듯 찍어내는 경우가 대다수죠. 평가도 얼마나 많이 팔렸냐, 돈을 얼마나 벌었냐에만 급급하고요. 그래선 음악으로부터 감동을 얻을 수 없어요.”
나씨는 “그럼에도 여전히 감동을 주는 음악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며 “자본의 간섭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디음악에 그나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인디음악에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앞으로의 가요계를 어떻게 내다볼까? “하나의 큰 흐름이나 스타가 지배하는 시대는 90년대 중반 이후로 끝났어요. 최근 아이돌이 대세였지만, ‘세시봉’이나 <나는 가수다> 열풍을 보면 조정기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이제는 다양한 음악이 각자 영역을 탄탄히 하며 조화를 이루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 음악계처럼 아이돌, 인디, 성인 취향 가요 등이 상생하는 구도는 제 개인적 희망이기도 하고요.”
나씨는 1995~2002년 록 밴드에서 베이스·보컬을 맡던 음악인이었다. 90년대 후반부터 피시통신에 음악 글을 조금씩 써오던 게 지금은 직업이 됐다. 요즘은 <한겨레>가 운영하는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www.100beat.com)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결혼을 했어요. 2006년 음악축제 기획 일을 하다 어느 자원봉사자와 인연을 맺었죠. 생계요?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우리 둘 다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주의니 이만하면 만족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북노마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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