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현 한국장애인미술협회 회장
한·중·일 장애인미술교류전 개최한 김충현 회장
1급 장애 겪으며 예산 등 끌어내
중국 이어 오는 8월 일본서 행사
“다른 나라로 교류확대가 목표” 23일 오후 중국 상하이 푸둥 공항. 한국장애인미술협회 작가들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중국 사람들의 시선이 휠체어를 탄 5명의 지체장애인에게 꽂혔다. 중국에서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다니는 일이 거의 없는 탓이다. 실제 상하이에는 저상버스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고, 숙소인 4성급 호텔에도 로비에 휠체어 진입로가 없었다. 휠체어를 탄 김충현(59·사진) 한국장애인미술협회 회장은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에도 털부츠와 솜바지 차림이었다. 1급 지체장애인인 그는 시간마다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 하반신에 몰려드는 통증 때문이다. 21년 전 인테리어 회사에서 근무할 때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된 뒤로 그는 매일 밤 뜨거운 물로 몸을 풀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감내하며 그가 상하이에 온 까닭은 24~27일 열린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때문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한·중·일 세 나라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18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회는 상하이 한복판 우창숴기념관에서 열렸다. 개막행사 때 기념관 입구에서 30여명의 장애인 취주악대가 연주를 해 중국 당국의 관심을 보여줬다. <시시티브이>(CCTV) 등 많은 중국 언론도 취재에 나섰다.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은 자수공예작가 이정희씨에게는 질문 공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교류전의 물꼬를 튼 이가 김 회장이다. 2006년 협회 회장이 된 그는 3년 동안 매달려 2009년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데 이어 국외 교류 전시회를 추진했다. “많은 장애인 작가들이 야외 이동이 불편해 사진을 보고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만 한번 봐도 영감이 샘솟는데 외국을 직접 가보고 외국 작가와 교류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때마침 중국 장애인연합회 쪽에서 교류전을 갖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비용이 문제였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도움으로 4000만원을 지원받았고 마침내 첫 한·중 교류전이 2010년 9월과 11월에 서울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김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한·중·일 세 나라 교류전을 기획했다. 불편한 몸으로 동분서주한 끝에 올 2월 한국장애인미술협회·중국장애인연합회·일본채리티협회가 돌아가며 자국에서 각자 부담으로 전시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올해 4월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이 열렸고, 이번 중국에 이어 8월에는 일본에서 교류전이 열린다. 우리 정부는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매년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내년부터는 장애인 미술교류전의 문호를 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좀더 확대하는 것이 또다른 목표”라고 의욕을 보였다. 상하이/글·사진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중국 이어 오는 8월 일본서 행사
“다른 나라로 교류확대가 목표” 23일 오후 중국 상하이 푸둥 공항. 한국장애인미술협회 작가들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중국 사람들의 시선이 휠체어를 탄 5명의 지체장애인에게 꽂혔다. 중국에서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다니는 일이 거의 없는 탓이다. 실제 상하이에는 저상버스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고, 숙소인 4성급 호텔에도 로비에 휠체어 진입로가 없었다. 휠체어를 탄 김충현(59·사진) 한국장애인미술협회 회장은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에도 털부츠와 솜바지 차림이었다. 1급 지체장애인인 그는 시간마다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 하반신에 몰려드는 통증 때문이다. 21년 전 인테리어 회사에서 근무할 때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된 뒤로 그는 매일 밤 뜨거운 물로 몸을 풀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감내하며 그가 상하이에 온 까닭은 24~27일 열린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 때문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한·중·일 세 나라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18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회는 상하이 한복판 우창숴기념관에서 열렸다. 개막행사 때 기념관 입구에서 30여명의 장애인 취주악대가 연주를 해 중국 당국의 관심을 보여줬다. <시시티브이>(CCTV) 등 많은 중국 언론도 취재에 나섰다.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은 자수공예작가 이정희씨에게는 질문 공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교류전의 물꼬를 튼 이가 김 회장이다. 2006년 협회 회장이 된 그는 3년 동안 매달려 2009년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데 이어 국외 교류 전시회를 추진했다. “많은 장애인 작가들이 야외 이동이 불편해 사진을 보고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만 한번 봐도 영감이 샘솟는데 외국을 직접 가보고 외국 작가와 교류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때마침 중국 장애인연합회 쪽에서 교류전을 갖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비용이 문제였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도움으로 4000만원을 지원받았고 마침내 첫 한·중 교류전이 2010년 9월과 11월에 서울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김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한·중·일 세 나라 교류전을 기획했다. 불편한 몸으로 동분서주한 끝에 올 2월 한국장애인미술협회·중국장애인연합회·일본채리티협회가 돌아가며 자국에서 각자 부담으로 전시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올해 4월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한·중·일 장애인 미술교류전이 열렸고, 이번 중국에 이어 8월에는 일본에서 교류전이 열린다. 우리 정부는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매년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내년부터는 장애인 미술교류전의 문호를 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좀더 확대하는 것이 또다른 목표”라고 의욕을 보였다. 상하이/글·사진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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