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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평화가 춤출 때까지 노래는 계속됩니다”

등록 2011-05-31 19:59

홍순관(49)씨
홍순관(49)씨
위안부 할머니돕기 등 ‘노래운동’
6년전 박물관 건립 공연시작해
“2015년에 반드시 결실 맺을 것”
‘평화박물관 건립모금’ 100번째 공연하는 홍순관씨

홍순관(49·사진)씨는 가스펠 가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홍씨는 교회에서 통용되는 가스펠을 부르지 않는다. 그의 노래에는 하나님의 ‘하’ 자도 예수의 ‘예’ 자도 안 나온다. 대신 그는 평화, 생명, 통일, 환경, 빈곤 문제를 노래한다.

“예수가 오늘날 이 땅에 와서 노래한다면, 지금 교회에서 부르는 노래만 했을까요? 분명 외로운 사람, 약한 사람,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고, 시대의 아픔을 노래했을 겁니다. 그런 게 진정한 의미의 가스펠이죠. 제가 부르고자 하는 노래가 그렇습니다.”

홍씨는 1995년부터 10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돕기 공연 ‘대지의 눈물’을 150차례나 열었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연 ‘엄마 나라 이야기’, 지구 살리기 공연 ‘착한 노래 만들기’ 등도 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노래운동가로 불리기도 한다.

음악적으로 보면, 홍씨는 포크 가수다. 다만 국악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보통의 포크 음악과 다르다. 그의 노래에선 가야금·대금·해금 등 국악기가 기타·피아노 등 양악기와 어우러진다. 최근 들어 ‘퓨전 국악’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해진 음악이지만, 그는 음악을 시작한 86년부터 묵묵히 한 우물을 파왔다.

“일제 강점기 36년을 거치며 우리 문화의 맥이 완전히 끊겼어요. 국악도 마찬가지죠. 만약 국악이 계속 이어져왔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하며 만든 게 제 음악입니다. 우리만의 숨결이 살아있어야 외국 사람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어요.”

홍씨는 요즘 평화박물관 건립 모금 공연 ‘춤추는 평화’에 온힘을 쏟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한 사죄운동으로 출발한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는 2003년 출범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 전쟁기념관만 있고 평화박물관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그래서 나섰어요. 박제된 박물관이 아니라, 평화에 대한 노래·연극·미술·사료·이야기·놀이 등 온갖 프로그램들이 살아 숨쉬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홍씨는 2005년 1월 미국 애틀란타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 28일 전주 공연까지 99차례 무대에 섰다. 절반 이상이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중국, 일본 등 외국 공연이었다. 2005년 10월에는 한국 대중가수로선 처음으로 뉴욕 링컨센터 무대에도 올랐다.

그는 오는 7일 저녁 8시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춤추는 평화 100회 기념 콘서트’를 연다. 가수 윤도현,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 등 노래 손님과 시사논객 김규항, 영화감독 류승완 등 이야기 손님도 힘을 보탠다.

“‘평화’라는 게 일반 사람들에겐 좀 막연해서 좀처럼 관심을 갖지 않아요. 그래서 100번의 공연을 하기까지 1천번의 설득을 해야 했죠. 힘에 부친 적도 있지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시 힘을 내보려고 해요. 2015년에는 반드시 결실을 이뤄낼 겁니다.” (02)735-5811~2.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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