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범(56·상명대 조형예술학부 교수)
“예산배분 등 정치적” 주장
도자재단선 “정치와 무관”
도자재단선 “정치와 무관”
2년마다 열리는 국제도자기축제인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이인범(56·상명대 조형예술학부 교수·사진) 총감독이 행사 개막일을 3달여 앞두고 총감독직을 사퇴한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6회째인 이번 비엔날레는 9월23일~11월22일 경기도 이천·여주·광주에서 열린다.
그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무리한 예산 축소와 총감독 의견을 무시한 채 정치적으로 진행된 예산 배분과 진행 등을 사퇴 배경으로 거론했다. 주최 쪽인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 쪽이 예산을 2년 전(83억원)의 3분의 1인 25억원으로 대폭 감축하면서도 개막식 예산은 이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린 3억~4억원으로 책정해 이씨가 계획한 다른 딸림행사 프로그램들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또 비엔날레 개막식은 본행사로, 개막일날 전시 관람은 개막식 식전행사로 표기한 것에도 모욕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비엔날레 개막식 행사에서 전시·관람은 일반적으로 본행사에 포함된다.
이씨는 “행사 기본 계획 수립, 기획·연출 총괄이라는 고유 직무에도 불구하고, 직무 스태프 구성, 예산 편성은커녕 포스터·안내리플릿 하나도 책임지고 제작할 수 없었다”며 “‘감독 아닌 감독’으로서 ‘비엔날레 아닌 비엔날레’를 실현하겠다며 허세를 부리는 일이야말로 무책임한 태도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기도가 (비엔날레를) 3류 관광주의나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한 정치일정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여겨져 안타깝다”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판했다. 한국도자재단 쪽 관계자는 “전체 비엔날레 예산이 크게 줄어 이씨가 최근 행사 준비에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행사 자체는 정치적 목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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