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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삶도 음악도 나누니 더 커지네요”

등록 2011-06-28 19:48

‘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예술감독 맡은 정명화·경화 자매
‘4천억 가치창출’ 아시아 음악제
첫 자매감독…9년만의 합주도
“최고 수준 실내악 축제 만들 것”
“언니와는 매일 전화로 음악과 인생을 이야기하는데 어느날 언니가 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 예술감독을 맡아보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처음엔 ‘그런 거 한번도 해본 적 없다’며 꺼렸는데, 막상 맡고 나니 연주 때와는 전혀 다르게 흥분되네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3·사진 오른쪽)씨는 들뜬 기색이었다. 그는 첼리스트인 언니 정명화(67·왼쪽)씨와 함께 7월24일부터 8월13일까지 강원도 대관령 일대에서 열리는 ‘제8회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총지휘한다.

첫 자매 예술감독인 두 사람은 28일 오전 서울 도심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실내악 축제로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간 후원을 유치해 재정을 안정화시키고, 장기적 관점에서 축제 프로그램을 설계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명화씨는 “나는 한국 사정을, 경화는 미국 등 외국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각자의 인적 네트워크를 결합할 수 있어서 두세배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실 명화씨는 2004년 강효 전 예술감독이 대관령음악제의 첫 발자국을 내디딜 때부터 핵심 멤버로 함께 해왔다. 지난 7년간 대관령음악제는 꾸준히 양적, 질적인 발전을 거듭해 세계 10여개 나라의 연주자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자리잡았다. 2008년 한국리서치의 만족도 조사에서 대관령음악제의 경제유발효과는 140억6000만원, 미디어 홍보 등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4200억원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바이올린 신동으로 세계를 누볐던 경화씨는 손을 다쳐 5년 동안 연주를 못 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항상 화가 복이 된다고 하셨는데 손을 다친 뒤 평범한 개인으로 살다 보니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게 많았다”고 했다.

명화씨는 수년 전부터 연주보다 교육에 좀더 무게를 두고 일하고 있다. “제 인생에서 연주가 중심이고 교육은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런 음악축제를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 지역의 작은 무대를 찾아다니며 연주하는 일이 점점 좋아진다”고 했다.

두 자매는 음악제에서 협연 무대도 펼치게 된다. 경화씨에겐 6년 만의 실내악 무대이고, 두 자매에겐 9년 만의 합주 무대라는 점에서 뜻깊다.

“4살 때부터 집에서 명훈(서울시향 예술감독)이와 함께 연주를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합주는 너무 자연스러워요. 이제 셋 모두 나이가 들고 음악에 대한 의견도 많이 다르지만 일단 합주를 시작하면 모든 게 사라지고 음악만 남지요.”(정경화)


자매는 어느새 다정하게 팔짱을 꼈다. 오랜 세월 쌓아온 음악가로서의 연륜과 가족끼리 배어나오는 자연스러운 어울림은 이미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내기 시작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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