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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에 6m‘인사하는 사람’ 세워 평화 전할래요”

등록 2011-07-07 20:20

자신이 만든 수많은 ‘그리팅맨’(인사하는 사람) 조각상들 앞에 선 작가 유영호씨. 30cm 크기의 그리팅맨 1000점을 팔아 한국과 지구 반대편인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에 6m의 그리팅맨 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자신이 만든 수많은 ‘그리팅맨’(인사하는 사람) 조각상들 앞에 선 작가 유영호씨. 30cm 크기의 그리팅맨 1000점을 팔아 한국과 지구 반대편인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에 6m의 그리팅맨 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새 공공미술’ 시도 조각가 유영호
“인사는 관계의 중요한 시작점 ‘그리팅맨’은 훌륭한 소통 도구”
“우루과이는 한국의 반대편 한국 알리는 기회 될 수도”
요즘 서울 북촌 가회동 길가의 갤러리 스케이프를 방문하면 500개 조각상이 일제히 인사를 건네는 진풍경을 만나게 된다. 몸 굽혀 ‘인사하는 사람’을 정교하게 형상화한 ‘그리팅맨’(Greetingman)이다.

“인사는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죠. 인사를 하게 되면 그때부터 관계도 형성되고 대화도 시작되죠. 작품을 통해 사람들 사이 관계를 맺는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인사하는 사람’ 프로젝트를 구상한 유영호(46) 작가는 “‘인사’로 시작되는 사람들 사이 소통으로 새로운 공공미술의 형식을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2일부터 갤러리 스케이프 1~2층 전시장에 30㎝ 크기의 그리팅맨 알루미늄 조각 작품을 들여와 전시·판매중이다. 이렇게 팔린 수익금 전액으로 6m의 거대한 그리팅맨을 만들어 위도상 한국 정반대편에 있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세우는 구상이다.

그 조각 작품 밑돌에는 ‘인사하는 사람’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또 1000개의 ‘분신’(같은 모양 축소품)을 소유한 이들의 이름과 서명을 기록하게 된다.

“몬테비데오가 한국인에게 지구의 끝이자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를 지닌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또 우리에게 지구 반대편이 어디인지 알고 그쪽 사람들에게도 한국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죠. 우리 인식의 지평을 전 지구적으로 넓히고 세계에 평화와 화해의 의지를 표현하려는 겁니다.”

특히 그는 “작품을 사준 많은 분들이 ‘인사하는 사람’ 프로젝트의 참여자이자 수요자가 되는 대안적 공공미술의 가능성을 국내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팅맨’ 작품을 구상하면서 가장 고민을 거듭했던 것은 성별과 신체 비율, 색상 선택에 대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결국 남성의 모습을 선택한 까닭은 성별을 떠나 ‘휴먼’을 만든다는 의미와 인류 역사가 남성들이 좀더 많이 인사를 나누는 문화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색깔도 인종적인 편견과 관련된 노란색, 흰색, 검은색 등을 피해 가장 중립적인 옅은 푸른색을 골랐다.

“2009년에 경기도 파주 헤이리의 전시공간인 스페이스 상상 앞 마당(현재 화이트블록갤러리 앞으로 옮겨짐)에 3.5m 높이의 그리팅맨을 처음 세웠더니 수많은 사람들이 인사하면서 기념 촬영을 하더라구요. 심지어 세살짜리 꼬마가 조각상 앞에서 인사하는 것을 보고 부모가 놀라더군요. 그 작품이 단순히 하나의 조각상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무형의 교류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게 예술의 공공적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사하는 사람’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전세계인이 공동 참여해 지구상 의미있는 장소 1000곳에 1000개의 거대한 ‘그리팅맨’을 세우는 것이다. 그는 “‘그리팅맨’이 문화와 종교, 인종, 정치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지구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훌륭한 도구”라고 믿는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나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등에서 유학한 유영호씨는 2004년 김세중 청년 조각상을 수상하고 국립창동 미술스튜디오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의 ‘더 버스’ 운영, 프로젝트 ‘프라이스 숍’, ‘물 위를 걷는 사람들’ 등의 공공예술 프로젝트들을 통해 예술의 공공적 역할과 상호간의 교환 행위에 초점을 맞춘 작품 제작에 힘쓰고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모란미술관, 양주 덕계조각공원 등에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8월31일까지. (02)747-4675, 4670.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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