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볼튼
‘듀엣’ 콘셉트 새 앨범으로 재기 노려
세상일 참 알 수 없다. 1991년 임재범이 ‘이 밤이 지나면’으로 솔로 데뷔할 때 홍보 문구가 ‘한국의 마이클 볼튼’이었다. 20년이 지나 마이클 볼튼(사진)의 정규 21집 앨범 <젬스>를 발매하는 소니뮤직이 내놓은 국내 홍보 문구는 ‘미국의 임재범’이다.
실제로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허스키한 목소리, 탁월한 가창력, 록그룹 보컬로 음악을 시작해 솔로 가수 독립 이후 대중적 성공을 거뒀다는 점…. 임재범은 한동안 잊혀졌다가 최근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 출연에 힘입어 재기에 성공했다. 마이클 볼튼은 12년 만에 ‘친정’인 소니뮤직으로 돌아와 발표한 이번 앨범으로 재기를 노린다.
이 앨범의 콘셉트는 ‘듀엣’이다. 곡마다 다른 가수·연주자·프로듀서와 짝을 이뤄 작업을 했는데, 심지어 요절한 여성 포크 가수 에바 캐시디와의 듀엣곡도 있다. 그가 생전에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부른 스팅의 ‘필즈 오브 골드’를 매만지고 마이클 볼튼의 목소리를 얹었는데, 마치 둘이 실제로 함께 부른 것 같다. 브라질 여가수 파울라 페르난지스와 보사노바 분위기로 바꿔 부른 ‘오버 더 레인보’도 매력적이다. 크리스 보티의 트럼펫과 호흡을 맞춘 ‘유 아 소 뷰티풀’은 낭만적이고,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부른 ‘할렐루야’는 요절한 천재 가수 제프 버클리의 버전과는 또다른 매력을 준다.
마이클 볼튼 자신이 예전에 불러 히트했던 곡들도 새로운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 그에게 그래미상의 영예를 안겨준 곡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은 영국 아르앤비 가수 실이 부른 ‘이츠 어 맨스 맨스 맨스 월드’와 메들리로 이어진다. 마이클 볼튼이 밥 딜런과 함께 작곡해 큰 사랑을 받은 곡 ‘스틸 바스’는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오리안시의 화려한 기타 솔로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다.
서정민 기자, 사진 소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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