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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퇴락한 옛 제재공장 도시 관악축제로 활기 ‘펌프질’

등록 2011-07-12 21:39

12개 나라 25개 악단 참여
올해 관광객 30만명 예상
관악기 하면 흔히 고적대 밴드의 우렁찬 트럼펫, 튜바 연주를 떠올리게 된다. 이 관악기 연주자들이 전세계에서 모여들어 벌이는 음악축제인 20회 자이시 국제관악제가 대만 남서부의 지방도시 자이에서 지난 2일 막을 올렸다.

2011 세계관악협회 정기회의를 겸해 17일까지 계속되는 축제에는 미국 해안방위대 관악대, 러시아 우랄광업대학 관악단, 포르투갈 국립관악단, 영국 유스윈드앙상블 등 12개 나라의 25개 악단과 대만의 국방부 시범악단, 현지 초중고교 및 대학교 밴드 70여개 팀이 참가했다.

인구 26만명의 지방도시인 자이시가 ‘자이시의 영광, 대만의 자부심’이란 구호로 국제축제를 여는 까닭은 시난고난 죽어가는 경제를 살리자는 것. 시 정부나 시민의 뜻은 한결같았다.

2일 축제의 첫발을 떼는 도심 중앙분수대 행사장에는 일찌감치 시민들로 꽉 들어찼다. 오후 5시 축포와 함께 시작된 화려한 퍼레이드는 시내 주요 거리인 중산로~우풍북로~민주로~치밍로~티유로를 거쳐 시립체육관에 이르기까지 8㎞에 걸쳐 펼쳐졌다. 팀 깃발을 앞세운 밴드들은 색색 유니폼에 번쩍이는 관악기를 불며 대열을 지어 2시간 동안 행진했다. 섭씨 37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에도 도로변에는 시민들이 일손을 놓고 몰려나와 밴드의 묘기에 환호했다. 행렬 중간에 끼어들어 땀 흘리는 밴드들한테 물병을 건네주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개막행사에는 황밍후이 시장은 물론 마잉구 대만 총통까지 참석해 흥을 돋웠다. 밤 10시까지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중화민국 삼군의장대, 타이베이 경미여중 고적대, 우랄광업대학 관악단, 우크라이나 여성 고적대의 변환대형 묘기가 펼쳐졌다. 가오슝 삼신고교 악대가 선보인 대만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음악극, 우랄광업대학 관악단의 경쾌한 댄스와 어우러진 취주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축제는 실내음악회, 야외퍼레이드와 별빛음악회 등 형식으로 시립박물관, 중정·원화 공원 일대에서 보름 동안 열리게 된다. 딸림행사로 동방민족악기전시회, 악기·주변산업 전람회도 함께 진행된다. 자이시 문화국의 팡치엔주 부국장은 “축제는 시의 이름을 널리 알려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며 관광수입을 늘리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자이시는 1910년대 인근 아리산의 편백나무 가공을 위한 도시로 급성장했으나 삼림자원이 사실상 동이 나고 1991년 법적으로 편백나무 벌목을 금지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제재공장은 모두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꿨고 시민의 70%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형편이 됐다. 그래서 시쪽은 아리산과 연계해 관광을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게 됐다. 관악축제는 이런 관광 육성책의 하나로 마련된 국제행사다.

자이시는 축제와 함께 시를 ‘관악의 도시’로 육성하기로 하고 관내 초중고교 및 대학교가 밴드부를 만들 경우 장비구입, 연습시설, 훈련비로 한해 100만 대만달러(약 37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축제가 처음 열린 1993년에는 관내에 5개 밴드팀밖에 없었지만 이런 육성책 덕분에 현재 대부분의 관내 학교가 밴드팀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도 지난해 축제동안 20만명이 다녀가면서, 한사람당 평균 500 대만달러를 쓰고 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3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 들어간 예산은 9천만 대만달러. 이 가운데 10%는 관내기업과 개인의 자발적인 기부금이라고 시 당국은 설명했다. 자이(대만)/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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