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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이돌 욕하지 말고 자기 음악이나 열심히 해!”

등록 2011-07-14 20:02수정 2011-07-14 23:10

옐로우 몬스터즈 멤버들. 왼쪽부터 최재혁, 이용원, 한진영.
옐로우 몬스터즈 멤버들. 왼쪽부터 최재혁, 이용원, 한진영.
2집 낸 록밴드 ‘옐로우 몬스터즈’
장르 안가리는 ‘변종 록’ 선봬
20일부터 대전·광주 등서 공연
지난해 4월16일 서울 홍대 앞 어느 횟집. 한국 모던록을 대표하는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최재혁(드럼)과 마이앤트메리의 한진영(베이스),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한 펑크록 밴드 검엑스의 이용원(기타·보컬)이 의기투합해 술잔을 부딪혔다. 3인조 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셋은 당장 다음날부터 합주를 시작했다.

이용원은 순식간에 곡을 만들어냈다. 마이앤트메리에서 감성적인 음악을 하는 동안에도 가슴 한편에 강렬한 음악에 대한 열망을 품어온 한진영은 처음엔 따라가기 바빴다. 앨범과 공연이 뜸한 델리스파이스의 활동 방식을 답답해하던 최재혁도 따라잡기 벅찬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곧 적응이 됐다. 폭풍처럼 몰아친 결과 석달 만에 1집 <옐로우 몬스터즈>가 나왔다. 시원스레 내지르는 음악은 듣는 이들뿐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의 갈증도 날려버렸다.

1년이 흘렀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그동안 크고 작은 공연을 200차례 넘게 했다. 페스티벌 무대도 네 곳이나 섰고, 지난 1월 일본 도쿄 단독공연도 했다. 틈틈이 만든 곡들도 쌓여갔다. 어느새 2집 <라이어트!>가 뚝딱 완성됐다. 펑크록, 하드록, 헤비메탈, 모던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이들만의 ‘변종 록’은 더욱 강렬하고 견고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불만과 자조만 내뱉는 이들에게 외치고 싶었어요. 지금 당장 일어나서 바꿔보라고. 사회든 대중문화판이든 인디신이든 마찬가지예요.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돌 가수 욕하지만 말고 자기 음악을 열심히 해야죠. 우린 술 먹고 연습 안 하는 나태한 밴드를 싫어해요.”(이용원)

이들은 회사를 직접 차렸다. 이용원 대표이사, 한진영 이사, 최재혁 이사, 셋 말고 직원은 없다. 매일 오전 9시30분에 출근해 회의하고, 연습하고, 마무리 회의까지 하고 저녁 6~7시에 퇴근한다. “음악, 마케팅, 회계, 업무상 ‘술 상무’까지 하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게으른 다른 밴드 손가락질하면서 우리가 게으를 순 없죠.”(한진영)

힘들 때마다 떠올리는 순간이 있다. 1년여 전 ‘횟집 결의’를 한 날이다. ‘4월16일’이라는 곡에서 이들은 노래한다.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지 않니? 아직 우린 늦지 않았어. 기다리다 지쳐서 힘이 들 때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되돌아가. 되돌아가. 처음 꿈이란 걸 느꼈던 그 순간 잊지 못해.”

“셋이서 결의하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짐하는 곡이죠. 공연에서 이 곡을 연주할 때면 가슴이 뭉클해져요.”(최재혁)

이들은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빅 피스’ 펑크록 페스티벌에 한국 밴드로는 유일하게 출연한다. 20일부터는 크라잉넛,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함께 대전·광주·제주·부산·대구의 라이브클럽을 도는 ‘다이너마이트 투어’를 하고, 다음달 19일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2집 발매 기념공연을 한다. 10월 말부터는 일본 활동도 본격화한다. 노란 괴물들의 폭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올드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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