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낸 첫 앨범 <드뷔시·라벨>
‘드뷔시·라벨’…아시아 첫 장기계약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낸 첫 앨범 <드뷔시·라벨>(사진)이 지난 19일부터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됐다. 도이체 그라모폰 음반 발매는 아시아 악단으로 처음이다.
올해로 창립 113주년을 맞은 도이체 그라모폰은 이엠아이(EMI) 클래식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레이블이다. ‘노란 딱지’로 유명한 이 레이블로 음반을 내는 것 자체가 악단과 연주자의 실력에 대한 국제적인 보증수표로 통한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제작된 이 앨범에는 서울시향이 지난해 유럽순회 연주회 당시 호평을 받았던 레퍼토리인 드뷔시의 <바다>, 라벨의 <어미 거위>와 <라 발스> 등 프랑스 음악이 실려 있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한국 야구팀이 메이저리그에 초대된 것과 같다”며 “서울시향만의 특성과 장점이 잘 나타난 음반이 만들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국내 클래식계에서는 앨범이 기대와 달리 실연의 감동을 받쳐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음악평론가 이영진씨는 “정명훈 지휘자의 프랑스 음악 해석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시향의 라벨과 드뷔시 연주는 음색이 섬세할뿐더러 리듬을 쥐었다 풀었다 하는 탄력성이 돋보이는데 이번 앨범은 실제 연주에서 맛보았던 그런 감흥을 100%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리코딩 엔지니어가 시향이 연주한 장소인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음향 조건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녹음한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향은 지난 4월7일 도이체 그라모폰과 장기 리코딩 발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시향은 앞으로 5년 동안 해마다 앨범 2장을 발매하는 조건으로 전세계에 음반을 동시 배포·판매한다. 이미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과 <2번 ‘부활’>의 녹음을 끝냈으며, 2011년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등을 녹음할 계획이다. 도이체 그라모폰에는 현재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전 베를린 필 음악감독),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조피 무터,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등의 세계적 연주대가들이 소속되어 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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