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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환경에 대한 새 아이디어 내게 줘”

등록 2011-07-28 20:39

중견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중견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이 본 ‘지구상상전’
아름다운 지구와 자연, 인간을 주제로 한 현대사진 대가 10명의 걸작 사진들을 보여주는 ‘현대사진의 향연-지구상상전’(8월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02-710-0766)이 호평 속에 관객 5만명을 넘어섰다. 한겨레신문사와 환경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이 전시를 관람한 중견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사진)씨가 감상기를 보내왔다.

패션디자이너는 패션뿐만 아니라 미술, 문학, 영화, 공연 예술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는다. 특히 미술 전시를 관람하는 일은 패션디자이너인 내게는 창작에 신선한 자극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올여름 무더위 속에서 만난 서울 예술의전당의 <지구상상> 사진전은 참 반갑고 고마운 전시였다. 환경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반가웠고, 이런 특별한 전시를 한국에서 볼 수 있어 고마웠다.

발 구르는 코끼리로부터 시작해, 코끼리가 전하는 메시지로 끝나는 전시는 현대의 가장 큰 이슈인 ‘환경’을 감동 깊은 사진작품으로 보여줬다. 특히 아르노 라파엘 밍키넨의 작품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인간의 벗은 육체가 대자연에서 그렇게 신비롭고 아름답게 조화로울 수 있을까. 자화상을 촬영한 작가는 사진 속에서 수도승이거나 철학자의 모습으로, 내게는 이상적인 육체를 가진 모델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자연’이라는 옷이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으나 작가를 둘러싼 나뭇잎 하나, 공기 한줄기, 물방울 하나가 원래 그의 옷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나는 디자인과 환경을 은유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입을 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 1년에 두 번씩 작품 발표를 하면서 해마다 눈에 띄게 달라지는 환경변화로 인해 패션에 대한 나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다. 내 디자인의 큰 소재인 ‘소나무’도 2043년이 되면 한반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모두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사진전 전시장이 있는 서울 우면동 뒷산은 산사태로 무너졌고, 집중 폭우로 도심 곳곳이 침수되고 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옷’처럼 환경 문제는 이제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전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구상상>전은 환경의 소중함을 신선한 감동으로 풀어낸 정말 중요한 전시였다. 이상봉/패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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