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이자 한국무용 안무가인 장현수(38)씨
살풀이 등 신선한 해석
설치미술 요소도 반영
설치미술 요소도 반영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이자 한국무용 안무가인 장현수(38·사진)씨가 오는 27, 28일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신작 <사막의 붉은 달>을 공연한다. 1996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장씨는 무용수는 물론, 안무가 활동도 꾸준히 함께 하며 <암향>, <남몰래 흐르는 눈물>, <검은꽃-사이코패스증후군> 등의 작품에서 서정적인 감성을 선보여왔다.
<사막의 붉은 달>은 2부로 이뤄졌다. 1부 <붉게 물든 춤의 향기>는 1920년대 일본 무용가 이시이 바쿠에 의해 처음 소개된 ‘신무용’을 바탕으로 하면서 장현수가 새로이 해석한 전통춤의 요소들이 포함된 무대다. ‘취선무’, ‘목화율’, ‘화비화’ 세 부분으로 구성된 1부에는 대표적인 민속춤 살풀이 등 전통춤에 장씨가 독창적으로 만든 몸짓이 함께 담겼다. 젊은 무용가가 해석한, ‘새로운 전통춤’인 셈이다. 가야금과 피아노를 함께 쓰는 음악과 더불어, 무대 세트가 따로 없는 기존 전통춤 공연과 달리 꽃으로 만든 구조물과 같은 설치미술적 요소들을 반영하는 등의 시도를 눈여겨볼 만하다.
2부 <사막의 붉은 달>은 사람의 인생을 사막을 걷는 일에 비유해 만든 장씨의 창작 안무 작품. 황량한 사막을 힘들게 걸으며 오아시스를 찾는 과정을 춤으로 표현했다. 버선을 신지 않은 맨발에 한복을 간결하게 변형한 의상을 입고, 전통춤의 양식에 얽매이지 않는 동작을 보이는 등 현대무용의 느낌을 강하게 준다. 모래와 광풍기 등을 사용해 사막과 그곳을 걷는 인간의 모습을 살린다. 장씨는 지난해 <검은꽃-사이코패스증후군>에서 군중 속에 파묻힌 현대인들의 대인기피증, 소통 부재 등을 그린 바 있다. 그에 비해 이번 <사막의 붉은 달>은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는, 좀더 서정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에는 장씨를 포함해 국립무용단 단원 11명이 출연한다. 대부분 무용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춤꾼들이다. (02)2263-4680.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춤벗엠시티(MC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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