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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흙은 지구의 살이자 블랙박스”

등록 2011-09-01 20:17수정 2011-09-01 20:25

붉은 물바다에 잠긴 광화문 일대를 그린 <광화문 연가>(2011년)
붉은 물바다에 잠긴 광화문 일대를 그린 <광화문 연가>(2011년)
민중미술 임옥상 작가 개인전
1980~90년대 민중미술의 주요 작가로 알려진 임옥상(61)씨가 8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그동안 그가 몰두한 화두는 꽃과 흙이었다고 한다. 80~90년대 날선 사회적 비판을 담은 작업을 해온 작가로서는 또다른 시도다.

지난 26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문을 연 그의 전시는 화가이자 조각가, 설치작가, 공공미술가로서 전방위 활동을 벌여온 임옥상 미술의 모든 것을 ‘토탈 아트’라는 열쇳말로 묶었다. 물, 불, 철, 살, 흙이라는 5가지 자연 재료를 이용한 작품 60여점이 나왔다. 작가는 이 다섯 재료가 오랜 세월 인간 환경을 구성해온 요소이자 예술의 역사적 기억을 담은 ‘아트디엔에이’(ART DNA)라고 보았다.

전시장 2층을 장식한 것은 흙벽을 쌓아 가로·세로·높이 180㎝로 만든 큐브 작품들. 벽에는 용을 연상시키는 상상 속 동물을 그려 넣고 그의 성찰을 담은 글귀를 빽빽이 새겨넣었다. “흙 속에 진실이 들어 있다”는 작가는 흙이 지구의 살이며 모든 역사와 문명을 기록해온 지구의 블랙박스라고 생각했다.

임씨는 대중과 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다뤄온 방대한 그의 작업들이 사실 일관된 주제 아래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하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라고 할까. 최열, 김종길씨 등의 평론가들은 “겉으로 드러내려는 그의 의욕만큼 작품의 밀도는 촘촘하지 못하다”는 평도 내놓는다. 80년대 초 참여미술인모임 ‘현실과 발언’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보여준 날선 시대의식을 잇는 새로운 시대의 화두를 그가 얼마나 절실하게 담아냈느냐가 이 전시를 바라보는 요점으로 비친다. 마지막 방에 걸린 붉은 물바다에 잠긴 광화문 일대를 그린 <광화문 연가>(그림 부분·2011년)와 무기들로 뒤덮인 북한산 겨울 풍경을 담은 <북한산>(2010년) 등에선 1980년대를 풍미했던 옛 리얼리즘 미술가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9월18일까지. (02)720-1020.

정상영 기자, 사진 가나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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