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신 총괄프로그래머
조용신 총괄프로그래머
17일부터 심포지엄 등 마련
콘서트서 배우들 ‘재능기부’
17일부터 심포지엄 등 마련
콘서트서 배우들 ‘재능기부’
“창작자들의 구심점 같은 단체가 없어요. 창작 과정의 노하우나 고민을 나눌 공식적인 자리가 없는 거죠. 그런 아쉬움을 풀어내고자 합니다.”
이름난 뮤지컬 평론가에서 지난 7월 창작뮤지컬 <모비딕>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한 조용신(43)씨가 한국 뮤지컬 발전을 위해 감투 하나를 떠맡았다. 그는 최근 자신이 총책임을 맡은 ‘2011 서울 뮤지컬 아티스트 페스티벌’을 “뮤지컬 창작자와 마니아들, 뮤지컬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17~19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 ‘뮤지컬인들의 축제’에서 조씨는 총괄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3일간의 행사는 창작자 심포지엄, 벼룩시장, 신인 아티스트 쇼케이스, 뮤지컬 갈라 콘서트로 이뤄진다.
2009년 조씨와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씨, 뮤지컬 오케스트라 ‘더 엠씨’(The M.C.)의 박진석 악장이 오케스트라 중심의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구상한 것이 이번 행사의 시작이었다. 준비 과정에서 연출가, 음악가, 극작가 등 뮤지컬 창작자들이 어울리는 공식적인 장으로 확대된 것. 이지나, 추민주, 유희성씨 등 뮤지컬 연출가들과 원미솔, 변희석씨 등 음악감독, 한아름 극작가 등 내로라하는 창작자들이 참가한다. 19일 갈라 콘서트에는 서범석, 정성화, 송용진, 최정원, 배해선, 김선영씨 등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이 개런티 없이 ‘재능 기부’ 형태로 참가한다.
조씨는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미국 브로드웨이의 직능별 아티스트 조합의 행사를 참고했다. 작가 등 창작자 행사에 ‘뮤지컬의 얼굴’ 격인 배우들이 금전 대가 없이 참여하는 형태를 시도한 것이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는 직능별 이익 조합이 잘 꾸려져 있고, 창작자들이 행사도 자주 열어요. 예를 들어 작가들이 낭독회를 열면, 배우들이 자선콘서트 같은 수익 행사에 노개런티로 참여해 관객들을 모으지요. 배우들은 작가가 작품을 써야 생존할 수 있다는 공통의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페스티벌 성격상 브로드웨이 같은 아티스트 조합 출범의 시금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조씨는 “그렇진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도 다음회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뮤지컬계 안에서도 제작자와 창작자, 배우 등의 모임이 점차 분리되는 게 맞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 뒤 남는 건 음악, 대본 등 콘텐츠예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창작물의 부가 산업도 발달했고, 창작 환경도 한국과 비교될 수 없죠. 아직 뮤지컬 역사가 짧은 탓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작사와 배우 이외의 창작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환경이 부족해요. 이번 기회에 ‘뮤지컬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싶습니다.”
창작자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그의 포부다. 조씨의 첫 연출작 <모비딕>은 소극장에서 9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내년 3월께 대극장인 서울 두산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있다.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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