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람 칸 ‘버티컬 로드’
아크람 칸은 인도 전통 춤 카타크와 현대춤을 접목한 혁신적인 무대로 이름난 영국 안무가다. 작품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그의 최신작 <버티컬 로드>가 30일과 다음달 1일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에 오른다. 아크람 칸은 지난 2007년 발레리나 실비 기옘과 함께 한 2인무 <신성한 괴물들>과 2009년 프랑스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를 출연시킨 2인무 <인 아이(in-i)>를 공연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초연한 <버티컬 로드>는 죽음 뒤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기억을 따라 삶의 여러 단계를 거치는 한 여행자의 여정을 담았다. 야곱의 사다리를 타고 천국과 지상을 오가는 천사들, 진시황릉의 병사들, 시드니의 택시 운전사 등 다양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아크람 칸은 급속도로 변하는 기술 중심의 현대 사회를 ‘수평적인 길’로, 인간이 진실과 깨우침을 얻기 위한 과정을 ‘수직적인 길’로 정의한다. 무대에는 한국, 스페인, 이집트, 그리스, 알제리, 슬로바키아, 대만에서 모인 다국적 무용수 8명이 나와 제례의식을 치르는 듯 강렬하고 긴장감 있는 몸짓을 선보인다. 제목인 ‘버티컬 로드’는 인간이 삶의 진실을 깨쳐 가는 힘든 과정을 뜻한다.
방글라데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동양의 전통에 관심을 갖고 동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해 온 칸의 특징이 묻어나오는 무대다. 지난해 초연 당시 현지에서 ‘순수한 춤으로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02)2005-0114.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