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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핀란드 공예, 명료하고 복지지향적이죠”

등록 2011-09-25 21:04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핀란드 관에 출품된 디자인 제품들. 왼쪽 아래 도판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르피 베사넨 라우카넨의 ‘스위티와 사탕코르셋’, 마리타 후리나이넨의 ‘나무로 된 구두’, 티모 할코의 ‘라플란드 지방 사람들의 향수병을 치료하기 위한 오브제’, 타피오 안틸라&메리타 소이니의 ‘팔리카 스툴’.  도판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제공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핀란드 관에 출품된 디자인 제품들. 왼쪽 아래 도판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르피 베사넨 라우카넨의 ‘스위티와 사탕코르셋’, 마리타 후리나이넨의 ‘나무로 된 구두’, 티모 할코의 ‘라플란드 지방 사람들의 향수병을 치료하기 위한 오브제’, 타피오 안틸라&메리타 소이니의 ‘팔리카 스툴’. 도판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제공
청주공예비엔날레 핀란드관 큐레이터 니니메키
명품도 가격차이 크지않아
빈부 구분 없이 소비 가능해
모던함·단순함·창의성 ‘강점’
158명이 만든 860점 전시중

버려진 나뭇조각, 자작나무 껍질과 합판…

대부분 평범하거나 볼품없는 재료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엮어 낸 디자인은 감성을 툭툭 건드린다. 벨트로 나뭇조각들을 팽팽히 당겨 만든 생태적인 의자, 나무껍질과 합판에서 태어난 뻐꾸기시계, 달력으로도 탈바꿈하는 투명 커튼, 책꽂이로 변신하는 접이식 선반 등등…

지난 21일 ‘유용지물’(有用之物: 쓸모있는 물건)을 주제로 개막한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주빈국으로 초청된 핀란드 전시관 풍경은 편하고 소탈하다. ‘전통과 미래 그 사이’를 주제로 이 나라를 대표하는 공예·디자인 전문가 158명이 내놓은 도자, 가구, 금속, 섬유 등 다양한 작품 860점이 나왔다. 환경 디자인을 실천하고 공예적 삶을 즐기는 그들만의 실용 문화가 속살처럼 엿보인다.

“굉장히 모던한 것이 핀란드 디자인의 강점이죠. 뚜렷한 전통을 갖고 있지만, 창의적이고 자유스럽게 (디자인을) 생각하는 풍토가 오늘날의 성취를 만들었습니다. 1950년대 그런 흐름이 일찍부터 일어나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산업디자인이 개발됐어요. 덕분에, 오늘날 핀란드는 북유럽의 디자인 중심으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핀란드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총괄하고 있는 큐레이터 키르시 니니메키(48·사진)의 말이다. 21일 비엔날레 전시 현장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난 그는 “자유분방한 정신과 열린 마음, 현대적인 사고방식, 재료에 대한 탁월한 이해 등이 핀란드 디자인의 명성을 쌓게 한 비결”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디자인 명문학교로 알려진 헬싱키 알토대학의 연구원과 핀란드 공예위원회 이사를 맡고 있는 니니메키는 섬유공예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국의 공예·디자인이 발전한 배경에 대해 묻자 “수준 높은 디자인 제품을 일상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고,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핀란드에서는 디자인 제품의 가격 차가 그리 크지 않아서 부자이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쉽게 명품들을 살 수 있다”는 귀띔도 해줬다.

핀란드는 최근 유럽 문화계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새로운 산실’로 부각되고 있다. 수도 헬싱키는 2012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디자인의 최고 가치로 생각하고 사람들의 일상, 자연과 함께하는 공예·디자인 제품을 고민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큐레이터 키르시 니니메키(48)
큐레이터 키르시 니니메키(48)
사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이웃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은 익히 알려진 전통의 디자인 강국들. 이와 구별되는 핀란드 공예·디자인의 매력은 뭘까. 니니메키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기능성과 단순함 등이 공통적인데, 핀란드 디자인은 좀더 단순하고 명료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삶 속에 녹아 있는 ‘복지 디자인’과 공예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는 풍토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좋은 행사에 초청국가로 선정돼 기쁩니다. 전시관에서는 전통과 현대의 접점 사이에서 고민해온 핀란드 공예·디자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한국 공예·디자인은 전통을 중시하는 생각과 숙련된 기술이 강점인 것 같다”며 “그동안 공예·디자인 교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 전시를 계기로 한국과 핀란드 사이에 교류의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핀란드 관에서는 오는 10월1일 핀란드 전통 예술공연 팀이 참가하는 핀란드데이 행사도 열린다. (043)277-2501.

청주/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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