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델리스파이스, 새 앨범 ‘향신료’는 전자음

등록 2011-09-26 20:20

5년 만에 7집 앨범으로 돌아온 델리스파이스 멤버들. 왼쪽부터 서상준(드럼), 윤준호(베이스), 김민규(기타·보컬), 이요한(키보드).
5년 만에 7집 앨범으로 돌아온 델리스파이스 멤버들. 왼쪽부터 서상준(드럼), 윤준호(베이스), 김민규(기타·보컬), 이요한(키보드).
5년만에 ‘오픈 유어…’ 발매
“좋은 음악 차오를 때 기다려”
이전보다 2~5배 시간 더 걸려
‘슬픔이여…’ 등 예전 스타일도
11곡중 7곡 최종믹싱 직접 해
한국 모던록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인 델리스파이스가 29일 7집 <오픈 유어 아이스>를 발표한다. 2006년 6집 <봄봄> 이후 무려 5년 만의 신보. 델리스파이스는 1997년 대표곡 ‘차우차우’가 담긴 1집으로 데뷔한 뒤 1~3년 간격으로 꾸준히 앨범을 발표해왔다. 이번 앨범은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걸까?

“6집을 낸 뒤, 계속해오던 똑같은 스타일을 반복하진 말자고 결심했어요. 도자기 장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깨부수듯 더 새롭고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으면 앨범을 내지 말자고 한 거죠. 그냥 자연스레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어요.”

김민규(기타·보컬)는 이어 “미국 록 밴드 보스턴이 새 앨범 내는 데 8년 걸린 걸 보고 놀랐다”며 “몇년 만에 내든 멤버가 바뀌든 간에 델리스파이스의 이름을 걸고 좋은 앨범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두문불출하며 악상을 쌓아가는 동안 다른 멤버인 윤준호(베이스)는 ‘달려라 자전거’ 공연을 기획해 다섯 차례나 치렀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그가 역시 자전거를 좋아하는 동료 음악인들을 모아 ‘자전거 문화 알리기’ 공연을 한 것이다. 영화 음악 감독도 맡아 작업해왔다. 나머지 한 멤버인 최재혁(드럼)은 다른 밴드인 옐로우 몬스터즈 활동에 집중하다 결국 델리스파이스를 떠났다. 윤준호는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재혁이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 작업 시동은 2년 전에 걸렸다. 김민규가 기타를 튕기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별의 목소리’ 전주를 만든 것이다. “예전 같으면 다급하게 멜로디를 짜내서라도 나머지 부분을 만들었을 텐데, 이번에는 그러기 싫었다”는 김민규는 1년이 지나서야 전주에 이어지는 나머지 부분을 만들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앨범 녹음을 위해 막판에 서상준(드럼)과 이요한(키보드)이 합류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7집은 기존 델리스파이스 음악과 확연히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첫 곡 ‘오픈 유어 아이스’가 대표적이다. 보코더를 이용해 기계음처럼 일그러뜨린 목소리, 전자음으로 입력한 드럼, 화려한 신시사이저가 더해져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 ‘런 포 유어 라이프’도 비슷한 편성을 취했다.

그렇다고 새로운 스타일로만 앨범을 채운 건 아니다. 공동 타이틀곡 ‘슬픔이여 안녕’과 ‘무지개는 없었다’는 ‘항상 엔진을 켜둘게’, ‘차우차우’로 대표되는 기존 델리스파이스 음악의 정서를 이어받는다. 하지만 이 안에도 다양한 전자음이 양념처럼 들어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세 개의 태양’과 ‘레인메이커’는 기존 요소와 새로운 요소가 황금배합을 이룬, 이번 앨범 색깔을 가장 잘 대변하는 필청곡이다.

김민규와 윤준호는 정규 11곡 가운데 7곡의 최종 믹싱까지 직접 했다. 개별 소리 요소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작업으로, 보통은 녹음실 엔지니어의 몫이다.

“물론 전문가가 했다면 더 잘했겠죠. 하지만 우리 의도대로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직접 했어요. 처음엔 자신도 없고 걱정도 됐지만, 부딪혀 보니 재미도 있고 용기도 얻었죠.”(윤준호)

앨범에는 지금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제이 겸 프로듀서 포스티노(이준호)가 리믹스한 ‘오픈 유어 아이스’, ‘슬픔이여 안녕’도 실렸다. 녹음실 기사의 추천을 받고 전자우편으로 음원 파일을 보내 작업을 의뢰했는데, 결과물을 받고는 “역시 전문가”라며 탄성을 질렀다고 한다.

반응은 벌써부터 폭발적이다. 1차 예약판매분 1만장이 즉시 품절됐다. 델리스파이스는 29일 저녁 8시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7집 음반 발매 쇼케이스를 한다. 이어 새달 22~23일 열리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12월 단독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뮤직커밸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